삼성전자 기술총괄 이기태 부회장

 삼성그룹은 16일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기술총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모두 12명에 이르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사장이 정보통신총괄로 자리를 옮겼으며 박종우 디지털프린팅 사업부 사장이 최 사장의 후임으로 DM총괄 사장을 맡았다. 관심을 모았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학수 그룹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유임됐다.

 계열사 CEO 인사폭은 중폭이지만 핵심인 삼성전자의 사업부장급 사장단은 절반 이상이 자리를 옮겨 사실상 이재용 상무의 전무 승진과 함께 일련의 후계체제 대비 포석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이 상무의 승진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포스트 윤종용 시대를 이끌어갈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기태 부회장,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간 역학관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기태 사장의 기술총괄 부회장 승진은 그가 지난 7년간 정보통신총괄을 맡아오면서 휴대폰 사업을 삼성전자 대표 사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향후 미래 수종사업을 발굴하는 개발분야를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치열한 휴대폰 사업 경쟁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탄탄한 매출구조와 순익을 창출한 것을 높이 평가해 애니콜에 이은 새로운 ‘개발 신화의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최지성 사장은 보르도 TV를 통해 TV 사업 진출 34년 만에 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한 혁혁한 전과가 두드러진다. 최 사장은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반도체 판매사업부에 이어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의 전자 세 부문을 모두 거치는 화려한 이력을 갖추게 됐다.

 박종우 사장은 프린팅사업부를 맡아오면서 연 평균 20%의 고성장을 실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는 데 성공하고 이번에 DM총괄의 수장까지 맡게 돼 주목된다. 또 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은 삼성코닝 사장을 겸임하게 됐으며 이현봉 생활가전총괄 사장은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사장으로, 김재욱 반도체총괄 메모리제조담당 사장이 기술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이순동 전략기획실 부사장(기획홍보팀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전략기획실장 보좌역에 임명됐고 김낙회 제일기획 부사장이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근 5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온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신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이재용 상무의 후계구도를 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 상무의 승진과 사업부 발령에 따라 향후 삼성의 행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반 임원 인사는 사장단 인사 2∼3일 후 단행될 것으로 보이며 부사장급 이하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5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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