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만에 찾아온 이른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자기 사업을 통해 대박 꿈을 일구려는 사람이 많다. 정부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창업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과연 요즘 창업자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새해들어 막 창업했거나 창업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 배경과 자금확보 방법, 고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서주원(이디리서치·작년 3월 설립)·임영태(트로젝트·작년 12월 설립)씨 등 초보 CEO와 권혁배·오성진·황진상씨 등 예비창업자 등이 취재에 협조했다.
◇왜 창업을 결심했나=역시 ‘도전’ ‘꿈’ ‘비전’ 등의 단어가 나왔다. 소프트웨어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임영태(34) 사장은 “벤처기업에 있으면서 목숨걸고 하면 안 될 게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그 믿음을 바탕으로 겁나고 떨리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40대인 황진상(44)씨는 “인생에 있어 이모작 또는 삼모작을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이며 제 나이가 바로 이모작을 시작할 적기”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개인발명가로 대통령상·과학기술부장관상 등을 수상한 오성진(28)씨는 다소 취지가 독특했다. 그는 “발명은 발명일뿐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알아주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금은=다양하다. 직장생활 경험이 풍부한 서주원(40) 사장은 그동안 맞벌이로 모은 돈과 지인의 자금으로 창업했고, 임영태 사장은 가족의 도움과 아파트 담보대출로 마련했다. 황진상씨는 대출과 아파트 청약자금과 지인의 자금으로 이달 창업 예정이며 연내 창업 예정인 권혁배(43) 씨는 정부 창업자금을 두들기고 있다. 이밖에 이번 조사 대상자 가운데 최연소인 오성진씨는 “사업은 큰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돈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모전·대회 그리고 국가 프로젝트에 닥치는 대로 신청해 모은 2000만원으로 시작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창업유도 맞아?’=창업과정에서의 고충에 대해 물은 결과, 정부에 대한 불만이 대거 쏟아졌다. (새출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익명 처리한다). A씨는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예비창업자금을 신청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다는 것”이라며 “특히 매출액을 요구해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B씨는 “정부 정책자금의 현실은 기술본위의 기업선양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는 달리 일반인을 환각시키기 위한 술수로 포장돼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또, C씨는 “창업지원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대충 알고 있어서,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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