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끊임없는 정치권의 공방과 내수침체, 환율하락, 고유가 등 경영환경이 최악인 가운데 올린 성과기에 더욱 돋보인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그야말로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록의 연속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58조9700억원도 사상 처음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4분기 매출 15조6900억원도 분기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5년 4분기 매출 15조5200억 원을 깬 것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2조1400억원을 달성한 이래 1년 만에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섰으니 반가운 일이다.
삼성전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의 수출 효자 상품이 돼버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휴대폰 등이 여전히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사상 처음 세계 1위로 우뚝 올라선 디지털TV가 큰 역할을 했다. 다양한 제품군이 상승작용을 일으킴으로써 한국 대표기업의 성가를 드높인 셈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경영진의 리더십,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 확대,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영업 이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2004년 12조200억원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005년 8조600억원, 지난해에는 6조9300억원으로 떨어졌다.
환율 하락과 LCD 패널 등 주요 제품 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주력제품이 경쟁기업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것도 앞으로 극복해야 할 일이다. 반도체 분야는 영원한 강자 일본 기업의 견제가 올해 들어 부쩍 강화되고 있는데다 특허공방 및 담합문제 등이 여전히 암초로 남아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대만이나 중국업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휴대폰업체가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두 사업 부문 모두 매출은 사상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이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은 그대로 재연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올해 세운 63조6000억원의 매출목표 달성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0년까지 매출액을 115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 3위권의 선진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이러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한 해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출시하는 것과 함께 경쟁사를 따돌릴 수 있는 과감한 선투자도 필요하다. 더불어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기혁신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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