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한국IT정책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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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IT한국 이끌었나

 

  ▲클로즈업-한국 IT정책 20년

 

정홍식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2만원.

 

한국 IT산업은 명실공히 국가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0년대 후반 이래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을 뿐만 아니라 성장 기여율도 지속적으로 확대돼 2000년 이후에는 평균 32%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IT산업이 없었다면 GDP 성장률이 최소 1%는 낮아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20년 한국 IT 발전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전자신문사가 발간한 ‘한국 IT정책 20년’은 지난 80, 90년대 IT산업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민했던 실무자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정홍식 LG데이콤 부회장은 청와대와 정보통신부에서 20여년간 IT정책 입안 실무자로 몸담았던 경험을 글에 녹여냈다. 책 서문에서 그는 과거 IT산업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업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개인적 사명감을 밝히고 있다.

 정 부회장은 27년 공직생활 중 18년을 IT분야에서 근무했다. 1980년대 9년은 청와대에서, 1990년대 9년은 정보통신부에서 IT 관련 정책 실무를 담당했다. 특히, 그는 그 당시 정부 주도 아래 추진된 수많은 IT 관련 주요 정책 수립에 깊숙이 개입했다. 1980년 청와대 경제비서실에서 추진했던 일감 찾아주기 운동과 전자공업 육성계획, 1990년대의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계획, 통신사업의 경쟁확대 정책, 정보통신산업 육성정책 등 굵직굵직한 IT정책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이런 현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인 만큼 이 책에는 국가기간전산망사업 등 중요 IT사안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숨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친필 사인이 담긴 미공개 문서를 비롯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다양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1950년대부터 꾸준히 거론되어 왔던 전기통신공사의 설립, 데이터통신주식회사의 신설, IT전문 교육기관인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설립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이 책이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한국 정보화와 정보통신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IT 1세대와 IT 해방둥이들의 인물담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 1980년대 우리 경제를 궤도에 올려놓은 청와대 경제비서실 김재익 박사의 활약상과 90년대 이후 나타난 ‘IT 해방둥이’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반도체, 컴퓨터, 웨이퍼 등 IT 용어조차 낯설기만 하던 시절, 국가기간전산망 사업 등 IT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전직 대통령에 대한 회고도 담겨 있다.

 책 말미에서 저자는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IT전문인력 양성체제 구축, 정통부 위상 제고 등 실제 이뤄지지 못한 수많은 정책과 프로젝트 일화는 우리에게 유의미하다. 향후 국민소득 3만달러를 향해 달리는 데 타산지석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IT정책 20년’은 사실상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서적이다. IT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1980년대와 90년대 국내 경제성장의 배경을 알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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