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로봇산업 유치산업 `너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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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지자체가 지능형 로봇산업 유치를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중복투자와 재정 낭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지능형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한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부천, 안산시를 비롯해 인천, 포항, 창원, 대전, 광주 등 10여개에 달한다. 문제는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지자체가 유치할 수 있는 로봇기업이 일부 지역에 몰려 있고 숫자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로봇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자칫 산업역량이 분산되거나 건물만 지어놓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별 도움이 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천과 안산, 대전, 광주가 모두 지능형 로봇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로봇산업 유치전에 뛰어든 인천시가 발표한 ‘로봇콤플렉스’ 계획은 인접한 부천시가 하반기 착공하는 ‘로봇스포츠센터’와 사업규모, 내용 등이 유사하다. 인천시는 오는 2010년까지 로봇전용경기장과 전시장, 연구센터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325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계획은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안산시는 경기 테크노파크에 2008년 중순까지 2000평 규모의 로봇지원센터를 마련하고 관련업체들을 유치하는것 외에 이렇다할 육성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과 대전에서 발표한 로봇산업 육성계획은 대부분의 지원비가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 실제 로봇산업 활성화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로봇스포츠, 전시관 등 로봇문화사업의 경우 산자부가 추진 중인 로봇테마파크인 ‘로봇랜드’사업과 상당부분 겹쳐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산자부는 다음달부터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로봇랜드 설립지역을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0년 완공될 로봇랜드는 종합적인 거대 로봇문화공간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산자부측은 천억원대에 달하는 소요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아직도 논의하는 중이다.

포항시는 총 500억원을 들여서 연면적 4800평의 첨단산업기술체험관을 짓고 상당부분을 로봇전시관으로 할애할 계획이다. 시흥시도 군자매립지에 들어설 테마파크의 주제를 로봇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대부분이 자체 예산보다는 정부지원을 기대하고 수백억원대 로봇기반 육성계획을 앞다퉈 발표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호길 생기원 로봇센터장은 “지자체들이 국고지원만 바라보고 현실성 없는 계획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세금낭비와 중복투자를 막으려면 정부차원의 조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