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를 살려야 경제가 산다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우울하다. 한국 경제가 IMF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이야기가 서슴없이 흘러나온다. 경제연구소 대부분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지칠 줄 모르고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IT산업마저 성장동력이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새해를 맞았지만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본지가 IT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경기전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체 경기에 대해서는 80%를 넘는 CEO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겨우 25%뿐이다. IT CEO들이 얼마나 어둡게 보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IT산업에 대한 전망 역시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라고는 올해 IT산업 경기가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35%로 전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응답자 25%보다 10%포인트 높다는 것이다. IT산업은 그나마 나을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원화 강세, 내수부진 등 악재를 반전시킬 만한 호재를 찾기 힘든 상황인만큼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맨 선두에서 뛰고 있는 IT CEO들조차 올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데 우려감마저 든다.

 지난해 IT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내야만 했다. 올해도 다를 바 없다. 우리의 수출 주력 제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시장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타도 한국’을 내세우며 선진국 IT기업들까지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 뛰어들어 공격하고 있다. 한때 세계 곳곳에서 한국산 IT제품에 내몰렸던 외국 제품들이 이제는 한국의 안방을 휘젓고 있다.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마저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에는 17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모든 부문이 대선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경제는 뒷전에 내몰릴 공산이 크다.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가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내수경기 회복은 기대 난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가장 먼저 국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정부 스스로 올해 실물경기가 좋지 않을 것임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많은 IT CEO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20∼30% 늘려잡았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두운 경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IT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거나 정체된다고 한다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먹거리일 수밖에 없는 IT산업의 성장 없이 한국 경제를 도약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 경제를 되살리는 관건은 의욕적인 IT기업들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올해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와 고용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신산업정책을 추진키로 한 것은 다행이다.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은 물론이고 내수 부양을 위한 친산업 중심의 경제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기업에는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IT기업들도 외부환경을 탓하기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확대와 신시장 개척 등으로 글로벌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로드맵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혁신노력도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도 어려운 경제를 돌파하는 한 방안이다. 한국 경제를 도약시키는 데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IT 외에는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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