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유명가전 `가격 거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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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판 중인 외산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가격이 미국·유럽 등 현지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입지가 좁은 주요 외산가전 유통업체가 틈새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이른바 ‘최고가 명품 마케팅’을 펼치는 데 따른 것으로, 값비싼 물건을 선호하는 부유층의 소비심리도 이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수입 자동차의 가격 거품이 사회 문제로 부상한 데 이어 수입가전의 적정 가격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0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월풀·일렉트로룩스·밀레 등 명품 가전을 국내에 시판하는 외산 가전 기업의 고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국내 시판 가격이 해외 현지 가격보다 적게는 15%에서 많게는두배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월풀제품을 국내 독점 공급하는 일렉트롬(대표 윤한영)의 인기모델 양문형 냉장고(GS6NBEXR)의 국내 시판 가격이 450만원이다. 이는 미 월풀 온라인(http://www.whirlpoolcorp.com)에서 판매 중인 동일 모델 제품 가격인 211만5000원(2299달러)보다 무려 113% 비싼 것이다.

 유러피안 명품 가전기업을 표방하는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 박갑정)의 로봇청소기인 ‘트릴로바이트’의 스웨덴 본사 판매 가격은 200만원이지만 국내에서는 238만원에 판매 중이다. 명품 마케팅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온 밀레코리아(대표 안규문)도 최근 가장 인기있는 세탁기 주력 제품인 ‘W2104’의 국내 시판 가격이 독일 본사보다 15∼20% 비싼 248만원이라고 밝혔다.

 GE의 양문형 냉장고도 미 최대 가전 매장인 베스트바이(http://www.bestbuy.com)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제품 가운데 최고가 제품이 3200달러인 데 비해 국내 GE 가전 온라인 대리점(http://www.e-gemart.co.kr)에서 취급하는 유사 사양의 제품은 300만∼400만원대가 주류를 이뤘고 580만원짜리 최고가 제품도 판매 중이다.

 외산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산 가전은 물류비·서비스·마케팅비용 등을 고려할 때 가격이 본사보다 10% 정도 인상된다”면서도 “시장이 협소한 한국 시장에서 마진을 맞추려면 고가 제품의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으며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도 가격 인상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모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가전제품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외산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외산에 치우친 소비사대주의”라며 “외산 가전업체들의 과소비 마케팅은 특히 국내 해당 산업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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