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영된 국산 애니메이션 중 디자인스톰(대표 손정숙)의 ‘아이언 키드’는 로봇무협물이란 독특한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 공중파를 탄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현재 아이언 키드가 방영되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전체 시청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웹 에이전시를 전담하던 디자인스톰이 5년간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은 첫 애니메이션 작품은 차근차근 그 결실을 보고 있다.
디자인스톰은 아이언 키드가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아이언 키드의 제작을 담당한 강대일 감독은 “일본과 미국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후발주자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작품의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강 감독은 아이언 키드를 구상할 당시 무협 액션이 마니아층에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메인스트림이 될 것을 직감했었다고 회고한다.
로봇SF물은 일본에서 히트를 친 상태였고 미국에서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소위 ‘∼맨’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 틈새를 뚫을 수 있는 캐릭터를 고민하다가 사람처럼 감정이 있지만 로봇만 가지고 있는 액션에 무협을 가미해 지금의 아이언 키드를 낳았다.
해외에서 아이언 스톰에 대해 호평을 한 이유도 동양적이지만 일본의 ‘아니메’와는 확실히 다른 무엇인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 키드는 공동제작으로 진행됐지만 기획(pre-production)과 마케팅 단계(pro-production)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아이언 키드 기획 당시 국내 기업들이 3D 제작에서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해 일부 기획해 관심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기획과 마케팅은 공동제작하는 외국기업이 주도권을 가지는 상황이었다.
손정숙 사장은 “디자인스톰의 궁극적인 목표는 극장용 3D애니메이션 제작”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애니메이션 제작시 다른 어떤 것보다 이야기구조에 무게를 실은 것도 그런 이유다. 그동안 시도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은 조금 위험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과거의 경험 때문에 이제는 다르다”고 손 사장은 자부한다.
TV용 애니메이션을 먼저 세상에 내놓은 것도 아이언 키드라는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인지시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나왔을 때 위험성을 줄이려는 전략이었다.
손 사장은 “아이언 키드 26부작의 첫 방송은 끝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을 제작을 위해 역량을 다져갈 것을 다짐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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