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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레저용품 전문업체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와 중국 칭다오에 현지 공장을 갖고 있다. 레저 상품 특성상 해외에서 구입, 생산하는 상품과 원단도 담당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해외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 최근엔 달라졌다. 위성통신망을 기반으로 서울과 해외 현지 공장을 연결하는 영상회의시스템을 갖추고 나서부터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치타공, 다카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도 고선명(HD) 위성영상시스템을 통해 원단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품질 관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간을 뛰어넘다=회사 업무 처리나 문화 이벤트 현장에 첨단 네트워크 기술이 활용되면서 시·공간의 개념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공연 현장은 물론이고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지난 10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영상회의 솔루션업체 폴리콤코리아의 대회의실에서 라이브 콘서트가 열렸다. 미국 맨해튼 음대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의 공연이 영상회의시스템을 타고 한국의 친구와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이날 공연 참가자들은 “서라운드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현장감 넘치는 음향에 HD 영상시스템으로 연주자들이 공연에 몰입한 표정까지 읽을 수 있었다”며 “마치 실제 연주회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도 전국 1000여개 농가에 개인형 영상회의시스템을 보급했다. 농민들은 이 시스템으로 농업기술센터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영상회의시스템은 농촌 현장에서 특용작물 영상을 캡처해 곧바로 쇼핑몰에 올리는 전자상거래 실물정보시스템으로도 활용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한국첨단망협회(ANF)는 최근 비압축 HD 기술로 국내에서 열린 무용 공연을 스페인 바르셀로나 극장에 생중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10기가급 국제과학기술협업연구망인 글로리아드(GLORIAD)를 기반으로 한국-캐나다-스페인을 연결하는 초고속 네트워크망과 국내에서 개발한 비압축 HD기술이 활용됐다. 비압축 전송은 현장 실황을 압축하지 않고 곧바로 전송해 지연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미래형 방송기술이다.
김대영 한국첨단망협회장은 “비압축 HD전송 기술을 상용화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고선명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가 지난달 출시한 ‘텔레프레즌스’는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디스플레이로 상대방 영상을 실제 크기로 보여주는 영상회의시스템이다. 최대 12명이 원격회의를 할 수 있고 화질이 워낙 뛰어나 멀리 떨어진 회의실도 마치 한 방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영상 전송기술과 초고속 통신망 보급에 힘입어 원격영상회의시스템이 폭발적인 대중화 시점을 맞고 있다”며 “향후 고선명 원격영상회의기술이 세계 통신시장의 새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