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의 SK그룹이 전자정보소재 사업의 전방위 육성에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신과 에너지를 주력사업으로 성장해온 SK그룹은 지난해 SKC와 SK케미칼을 통해 전자정보소재 분야에 진출했다. SK그룹은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해 매출 22조원에 이르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SK(주)에 정보전자소재사업부를 신설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나=SK의 한 관계자는 “향후 대체 에너지 시대에 대비해 전지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화학소재 중에서 가장 유망한 전자소재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정보전자소재사업부를 신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의 전자정보소재 사업 진출 의미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SK가 힘을 실을 경우 삼성·LG그룹 외에 또 하나의 대형 전자정보소재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주)는 지난해까지 500억원 안팎을 투입,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지 양극 물질을 분리해주는 격리막을 개발했다. 올 하반기부터 사업부를 통해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또 이달 격리막 증설에 착수, 내년 상반기까지 증설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광학필름 사업을 위해 파일럿 라인을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해 SKC의 구조를 개편, 필름·디스플레이·화학 3개 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올해 들어 폴리이미드(PI)필름, 광학필름, 나노적층필름 등 고부가가치 첨단필름 생산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충북 진천에 430억원을 들여 PI필름 1기 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2008년 초 가동을 목표로 2기(339억원 규모) 증설을 추진 중이다.
SKC는 2010년까지 세계 시장 3위를 목표로 설비증설을 지속해 PI필름을 폴리에스테르필름(세계 4위 수준)과 함께 양대 전략사업 분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프리즘시트를 개발 중이며 PDP필터 역시 월 생산능력을 12만개로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밀화학과 생명과학 부문이 주력인 SK케미칼도 지난해 정보전자재료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 소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전자나침반, 전자파 차폐 도료 등 분야의 EF, 디스플레이용 테이프·보호필름 등의 ACF, 반도체 패키징 소재를 다루는 BGA 3개 파트로 나눠 전자소재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삼성·LG와의 차별화가 성공의 열쇠=맏형 격인 SK(주)가 전자정보소재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나타낸다. SK는 구조적으로 품목당 대략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돼야만 신규 사업 승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이익 실현으로 투자 부분에서도 다른 SK계열사와 달리 자유롭다.
SK의 한 관계자는 “SK에서는 수백억을 투자한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과정이 정당했다면 면책하는 분위기”라며 “미래를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가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그룹이 삼성그룹이나 LG그룹과 달리 확실한 수요처가 없다는 것은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SK에서도 이를 인식, 전지소재 분야의 격리막과 같이 삼성 및 LG계열사에서 사업화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 계열사나 LG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SK 역시 현재 전자정보소재사업 부문에서는 계열사 간 교통정리가 미흡한 것도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는 가공소재가 아닌 원천소재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원천소재는 아직도 대부분 일본에 의존하는데다 삼성이나 LG도 일본 소재업체들의 눈치를 보느라 사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이정환기자@전자신문,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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