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국제 표준화 회의에 유럽방식이 단일 규격으로 상정돼 국제 표준이 유력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국 표준을 따랐던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PTV 구현기술을 갖고도 관련 셋톱박스와 장비 개발에서 유럽 기업보다 불리하게 됐으며 상용서비스 지연까지 겹쳐 세계 IPTV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29일 관련 업계 및 학계·정부에 따르면 IPTV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는 ITU-T의 IPTV 포커스그룹 회의가 지난 7월과 10월 개최한 1·2차 회의에는 유럽 DVB 방식의 IPTV 표준만 단독으로 올랐다. 더욱이 IPTV 상용화가 다급한 미국 통신사업자는 자국 ATSC방식 IPTV 표준 대신에 유럽 표준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IPTV포커스그룹은 내년 세 차례 추가 회의를 거쳐 7월께 IPTV 표준 초안을 제안할 계획이며 현 분위기로는 유럽 표준 채택이 확실시된다.
ETRI의 한 관계자는 “유럽 측은 MHP 미들웨어와 데이터방송 표준을 갖고 있는데다 상용서비스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유럽 IPTV 표준을 채택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IPTV포커스그룹 구조 및 요구사항 워킹그룹(WG1) 의장인 최준균 ICU 교수도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2차 회의에도 유럽계의 파상공세가 상당했으며 IPTV 표준화 주도권에서 유럽의 힘이 강력하다”고 말했다.
미국 표준을 따라 IPTV 시범서비스에 나선 우리나라만 표준화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셋톱박스와 장비 업계는 미국 방식 시장이 대폭 줄어들어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기 어렵게 되며 이는 되레 내수용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져 국내 IPTV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우려됐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유럽이 낮은 기술을 가지고도 상용 서비스 경험만을 앞세워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도 내년 1월 열리는 3차 회의에 대비해 강력하게 표준으로 제안할 부분을 다음달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기술 수준이 높은데도 부처 간 갈등과 법제화 미비 등 내부 갈등으로 몇년을 허비해 국제무대에서 보여줄 사례가 없다는 게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했다.
정일영 외국어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제도에 얽매여서 별로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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