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열풍이 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동영상 커뮤니티인 ‘유튜브’는 막대한 금액에 매각됐고 ‘디시인사이드’는 투자를 통해 상장을 하게 됐다. 이러한 열풍으로 인터넷 업계에서는 ‘UCC로 어떻게 수익모델을 만들까’ 하는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를 바라보면서 나는 오히려 그 논의로 인해 우리가 간직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사람의 욕망에서 사실 교환가치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상품경제는 이 교환가치에 근거해서만 존재할 수 있기에 생존을 위해 교환가치를 벗어나는 욕망을 포기하거나 교환가치화하고, 역설적이지만 사회적 혹은 실질적 생존 그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터넷 세상은 이 교환가치를 무시하고도 자신만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며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자기의 욕망을 찾아나설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으며, 심지어 미지의 타인과 연계해 그것을 향유할 수 있다. 인터넷 서핑·블로깅·네트워킹과 같은 방법으로 UCC가 대표적이다. 끼와 열정을 지닌 젊은이라면 누구나 콘텐츠 제작에 동참할 수 있고 일부는 일약 인터넷 스타로 떠오르기도 한다. 자신만의 숨겨진 재주를 타인과 공유하면서 희노애락을 느끼기도 하며 순식간에 팬클럽이 형성되기도 한다.
지금의 UCC 열풍을 가능케 한 것은 누구나 가진 자연적인 자기 표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보상 없이 이루어지는 파일 공유, 콘텐츠 생산과 유통은 초기에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일부 부류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바로 그런 것이 인간의 자연적인 욕망이다. 그리고 그 욕망에 가장 충실한 것이 UCC다.
최근의 UCC 수익화 논의는 이 모든 면면을 단지 생산자와 소비자의 새로운 관계 맺기라는 아주 단순한 조합으로 귀결시키는 듯하다. ‘수익화’라는 말 하나로, 인터넷 세상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열린 가능성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는 그저 웹이라는 공간에서 교환가치와 무관하게 내 욕망을 즐기고 싶고 타인의 욕망을 향유하고 싶을 뿐이다. 이 욕심이 정말 헛된 것일까.
◆KTH 파란 커뮤니티 이선재 팀장 interview@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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