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전자광고대상]사람을 그립니다…사랑이 됐습니다

 광고는 마음을 읽는 작업이다. 구매자의 소비심리를 움직이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전자제품·서비스 광고는 구매자의 정확한 소구점을 찾아야 하는 고난이도 작업이다. 광고의 타깃을 불특정 다수로 하느냐, 일부 계층에 국한시키느냐에서부터 어떤 주제로 소비심리를 불러 일으키냐에 이르기까지 쉼없는 고민이 연속되는 일이다.

 광고는 사회를 보는 ‘창’이다. 시대를 반영한다. 당시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었는지를 보면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 광고의 컨셉트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회 분위기도 짐작할 수 있다. 이른바 광고 트렌드는 어떤 미디어보다 강렬하고 정확하게 시대를 반영한다.

 시선을 끄는 화려한 색채와 디자인이 주류인 시대가 있고, 유독 스포츠 마케팅을 많이 활용한 시대도 있다. 때론 튀지않는 조용한 한마디 말로 광고의 모든 의사를 전달하는 시대도 있다. 소비자와의 최접점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기법이든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정확히,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광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런 면에서 올해 ‘제8회 전자광고대상’에 출품된 작품들의 주류는 휴머니티로 요약될 수 있다.

 휴머니티는 15∼16세기 중세 신학체계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현상으로 ‘보다 인간다운 학문’을 주창하는데서 시작됐다. 권위에 도전하고 소외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것이 광고에 나타난 휴머니티다. 디지털 시대 광고에 나타난 휴머니티는 자칫 개인주의로 흐르기 쉬운 시회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디지털로 새로운 인간애를 표출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르네상스’가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 바로 광고다. 이 같은 영향을 받아 최근에는 가족의 사랑을 컨셉트로 하는 예가 두드러졌다.

 또 하나 전자광고대상에 나타난 특징을 살펴보면 명쾌한 시사가 돋보였다는 점이다.

 대상작인 LG전자의 “기술이 깊을수록 사랑입니다” 캠페인은 우리 생활에서 실현이 가능한 LG전자 제품들의 주요 기술들을 소재로 했다.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재로 한 번쯤은 겪었을 가족의 이야기를 LG전자의 기술과 적절히 녹여낸 컨셉트다. 항상 있을 법한 주위의 이야기를 이 있음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풀어나간 컨셉트다.

 단번에 눈길을 끄는 광고보다는 어찌 보면 조금 썰렁하다 싶을 정도로 담담하게 고객을 배려하는 있는 LG전자 기술의 역할을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야기가 쌓여가면 LG전자 기술의 의미가 소비자 마음 속에 포도주처럼 숙성되어 그 맛이 제대로 느껴지도록 표현하고자 했다.

 금상 수상작인 삼성전자의 ‘파브가 만들면 다릅니다’는 PAVV 모델들을 철저하게 차별화함으로써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는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 축구황제 펠레,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감독 임권택, 대한민국 8강 신화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에 이은 PAVV 모델이었다.

 은상 수상작인 KT는 고객의 삶에 놀라운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Life is wonderfull’ 캠페인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다 자세하게 전달하기 위해 TV와 같은 메시지를 담은 인쇄광고 ‘엄마의 사랑’에 녹여냈다.

 부문별 수상작 KTF의 ‘고구려의 진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광고에 접목시킨 좋은 예이다. 현재의 사건을 후대에 남기는 기록의 효과도 있다. 또 하이마트의 ‘김치냉장고 천하무적’과 대우일렉의 ‘명인비법’은 치열해지고 있는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심사위원은 “출품된 작품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며 “이번에 수상한 작품들은 우수한 작품 중에서 더 눈에 띄는 작품들로, 광고효과 뿐만아니라 예술적 가치도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경우팀장@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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