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개인 네트워크 시장 중심으로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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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대는 끝났다.’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그간 주력해온 통신사업자와 기업 시장의 테두리를 벗어나 일반 개인 및 가정을 정조준하며 전체 사업방향의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을 선도해온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가 이처럼 전략을 바꾸면서 대기업 수요에 치우쳤던 국내외 통신장비 시장 전반에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손영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은 “최근 몇 년간 네트워크 시장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시장 전략을 모색하게 됐다”라며 “기업용 통신 장비업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휴먼 네트워크’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 전체 매출에서 라우터, 스위치 등 통신사업자나 기업용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IP전화와 IPTV, 홈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 등 일반 가정에서 이뤄지는 모든 ‘디지털 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력 시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를 개인 생활속에서 배우고 즐기기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 등 모든 가정용 전자제품을 IP네트워크로 통합하는 솔루션을 앞세워 이제부터 네트워크 배후가 아닌 전면에 직접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손 사장은 이런 전략 변화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시스코가 지난달 출시한 ‘텔레프레즌스’ 솔루션을 꼽았다. 텔레프레즌스는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대방 영상을 실제 크기로 보여주는 영상회의시스템이다. 이 제품을 위해 시스코는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데이터 전송 및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총동원했다.

시스코가 무선 및 홈 네트워크 업체인 링크시스와 키스테크놀러지, 미국 2위 셋톱박스업체 사이언티픽어틀랜타 등을 잇따라 인수합병(M&A)한 것도 이런 전략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회사 로고도 일반 소비자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꿨다. 새로운 브랜딩 캠페인을 시작한다.

손영진 사장은 “시스코가 라우터·스위치 등 기업용 통신장비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라며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보다는 일상 생활속 소비자용 브랜드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