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과학재단은 올해 안에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참가(수상)자에 대한 추적 및 발전적 진로선택에 관한 연구’를 벌여 과학영재 조기 발굴·육성사업의 타당성과 계속 지원 여부를 판단할 기준을 세우기로 했다.
특히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을 의과대학 진학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는 일부 과학영재들의 관심을 기초과학분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병역혜택을 포함한 지원정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1일 한국과학재단에 따르면 1998년부터 작년까지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동상 이상을 탄 우리나라 과학영재 171명 가운데 27.4%인 47명이 의과대학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부터 참가한 생물올림피아드의 경우에는 4년간 장학금(매 학기 금상 120만원, 은상 100만원, 동상 80만원)을 포기하고 의과대학에 간 수상자 비율이 61.2%(31명 중 19명)에 달했다. 올해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4명 중 3명도 모 대학 의예과 특별전형에 합격, 내년에 집계할 의대진학비율을 높여놓을 전망이다.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들 일부는 △참가자 전원 특례입학(한국과학기술원) △단과대학 전형시 수상자에 가산점(서울대) △수상자에 특례입학(포스텍·연세대·고려대 등 다수) 등의 혜택을 보장받는 가운데 ‘먼저 의대 특례입학’을 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수상자는 “솔직히 올림피아드 준비 과정에서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었다“며 “결과적으로 올림피아드를 이용한 셈이지만, 과학을 좋아해 올림피아드에 나갔고 이 과정에서 의사라는 꿈을 가졌으며, 고소득뿐만 아니라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직업을 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상자는 “의학도 과학의 하나이다. 단순히 의사가 고수익 전문직이라는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편견”이라며 “기초과학 분야 올림피아드에서 입상했지만 응용 분야(의대)에 해당하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재식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인육성과장은 “의대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아 거의 자연발생적 증가현상을 보였다”며 “더 이상 장학금으로 유인하는 시대가 지난 것으로 판단돼 병역특례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연구중”이라고 전했다.
김 과장은 “지금은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 추적) 통계를 집적하는 단계로 아직 과학올림피아드 지원사업의 잘, 잘못을 모른다”며 “앞으로 모든 데이터를 집대성한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만원 고등과학원장은 “의대에 가는 학생들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이공계 처우 개선 등을 통해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이 자연스럽게 이공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은용·이호준기자@전자신문, eylee·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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