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테트리스’ ‘오디션’의 공통점

누구나 어릴적 동네 오락실에서 한번쯤은 해봤을 만한 게임 ‘테트리스’는 경쾌한 멜로디와 러시아 민속무용을 춰대던 앙증맞은 캐릭터의 모습으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갖기 다른 블록을 요리조리 방향을 바꿔가며 맞추기만 하는 쉬운 게임 방법으로 당시만해도 오락실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성 게이머들의 발길을 이끌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오락실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온 ‘테트리스’는 기존 단순 대전방식에서 아이템을 이용한 좀 더 전략적인 게임으로 변모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비록 얼마전 ‘테트리스’를 서비스 하던 모 사이트에서 라이선스를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전혀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알고보면 거의 같은 게임인 ‘오디션’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테트리스’ 팬들은 실망 하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오디션’과 ‘테트리스’ 다르지만 같은 그 알 수 없는 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자.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테트리스’는 전형적인 퍼즐게임이며, ‘오디션’은 댄스배틀 게임이다. 이렇듯 장르조차 다른 두 게임이 어떻게 같은 것일까? 열쇠는 장르가 아니라 게임을 하는 방법에 있다.

즉 빠른시간 안에 위에서 아래로 쏟아져 내려오는 퍼즐 조각을 맞추는 ‘테트리스’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키노트를 빠른 시간 안에 입력해야 하는 ‘오디션’의 방법은 퍼즐과 화살표라는 모습만 다를 뿐 요구되는 능력과 실제 플레이하면서 느껴지는 재미는 같은 것이다.

둘다 빠른 순발력이 요구될 뿐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퍼즐과 키노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은 두 게임이 한 뿌리에서 출발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다시말해 짧은 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뇌의 일부분에 과부하를 줌으로써 재미를 극대화하는 게임의 전형적인 요소가 두 작품엔 녹아져 있는 것이다.

굳이 뇌구조를 논하지 않더라도 ‘테트리스’와 ‘오디션’ 모두 여성고수들이 많다는 것은 이 두 작품이 공통된 게임 구조를 같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보다 코를 중심으로 45도 정도 넓은 광각시야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여성은 남성보다 짧은 시간에도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된다. 반면 남성은 마치 터널처럼 길고 좁은 시야를 갖고 있어 그렇지 못하다. ‘테트리스’와 ‘오디션’ 모두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한다는 것은 게임을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여성유저가 많은 것은 이런 이유도 숨어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순발력이 요구되고, 두 게임 모두 여성유저가 많다는 것이 두 작품이 비슷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모든 이유일까? 그래서 실제 ‘오디션’고수와 ‘테트리스’ 고수를 만나 그 정확한 진위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현재 ‘오디션’의 GM을 맡고 있는 정성준씨는 “‘테트리스’와 ‘오디션’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순발력과 게임플레이 방식 등 비슷한 것이 분명 존재하는데 특히 아이템을 이용한 공격과 그에 대한 방어의 개념이 비슷하다”면서 두 작품이 전혀 다른 게임이 아님을 설명했다.

‘테트리스’ 랭킹 300위권 정도라고 밝히는 ‘∼쎄∼’아이디를 사용하는 여성 유저의 경우 “두 작품 모두 여성 유저가 많다는 것과 ‘테트리스’의 빠른 손놀림에 익숙한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오디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오디션’에서 같이 즐기는 유저 중 대부분이 예전 ‘테트리스’를 통해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왠만한 ‘테트리스’ 고수 중에 ‘오디션’을 못하는 유저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나름의 비교를 내놓았다.

단순 인터뷰만으로 두 작품이 동일하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이를 통해 실제 유저 가운데에서 ‘테트리스’와 ‘오디션’의 비슷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실제 유저들이 뽑은 두 작품의 공통점은 ▲고도의 순발력 요구 ▲동일한 키 입력방식 ▲상대방 공격이 가능한 작품 ▲짧은 시간 안에 플레이를 끝마쳐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하지만 ‘테트리스’의 경우 ‘오디션’과 달리 시선의 방향이 위에서 아래인 반면, ‘오디션’은 왼쪽에서 오른쪽이라는 점. ‘오디션’은 박자가 중요하지만 ‘테트리스’는 그렇지 않다는 점 등 다른 점도 많아 두 게임이 똑같다는 것에선 의견에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오디션’의 경우 한명의 유저가 연속으로 퍼펙트를 하고, 다른 유저가 퍼펙트를 하지 못할 경우 해당 점수를 먹지 못한다는 점은 테트리스에서 상대방의 무차별 공격을 적절히 방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어 두 작품이 같다고 주장하는 유저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었다.

이렇게 다른 듯 같은 이 두 작품은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에서 어떻게보면 그 비교자체가 우스울지도 모른다. ‘게임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유저에겐 두 작품 모두 재미를 준다는 것이 같을 것이고, 비교 분석을 즐기는 유저라면 앞서의 공통점이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작품 모두 재미있다는 사실이고, 그것은 두 작품이 같건 다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이다.댄스배틀을 표방하고 있는 ‘오디션’은 T3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하고 2005년 9월 벅스 게임 포털을 통해 서비스 됐으며 2005년 12월 중국(9you.com) 누적회원 4000만, 동접 25만 돌파 이후 국내 누적회원 500만, 동접 3만9000명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게임이다.

 

박자에 맞춰 키노트를 입력하는 방식에 간단한 조작과 ‘커플댄스’ ‘클럽댄스’ 등 다양한 게임 모드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화려한 댄스는 강한 인상을 심어 준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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