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통신 투자 7조원 밑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통신사업자의 내년도 투자 기조

 통신업계의 내년도 투자 규모가 올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경기활성화를 기대했던 장비업체들의 경영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투자유인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 등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의 신규 서비스 투자가 대부분 연말 혹은 내년 초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 전체 통신업계 투자 규모도 올해 7조원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선투자를 통한 시장 창출’이라는 국내 통신시장 패러다임이 내년부터 바뀔 수도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기조는 업계 전반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는 경기 활성화는 물론이고 IT시장 창출의 핵심 동력인 통신 네트워크 투자 축소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내년도 KT 투자 분야는 크게 와이브로, IPTV를 겨냥한 가입자망 고도화, 광대역융합망(BcN) 확충 등이다. 와이브로는 중장기 총 투자계획 1조여원 중 절반가량인 5000억원이 올해 이미 집행돼 내년부터는 서비스 확대에 따른 순차적인 투자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가입자망 고도화 사업도 올해 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한 1조6500억여원에 이르러 내년은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사업은 현재의 초고속망을 IPTV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게 핵심이지만 법·제도 미비로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하나로텔레콤이나 LG데이콤·LG파워콤의 투자 계획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KT 관계자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 목표를 세우면서도 지난해 대비 10%가량 늘어난 3조원 투자를 감행했다”며 “내년에는 이런 기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WCDMA·HSDPA 전국망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는데다 와이브로 역시 당장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상황이 아니어서 설비 투자를 올해 수준(1조6000억원) 이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통신서비스 외의 신규 사업 발굴에 1000억원을 투자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집행된 예산이 3분기를 넘긴 현재까지 7200억원에 불과하고, 최근 결정한 WCDMA 설비 추가 투자분 2400억원도 기존 2세대 투자를 축소해 마련키로 한 것이어서 나머지 예산이 내년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크다.

 KTF는 올해 1조2000억원보다 약간 줄어든 1조원대 안팎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이사회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WCDMA망 안정화에 4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내년 전체 설비투자 규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2세대망 고도화에 주력해온 LG텔레콤은 올해 투자 예정분 4000억원보다 다소 늘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에는 EVDO rA 상용화를 앞두고 본격 투자에 돌입하는만큼 예년 수준은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