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EDA]EDA `턴어라운드` 기회는 왔다

 ‘시스템반도체 조력사 EDA, 제 2의 도약을 꿈꾼다.’

 반도체자동설계(EDA) 업계가 반도체 분야의 초미세공정 도입과 퓨전 반도체의 확산 등을 계기로 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란 반도체를 자동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구성된 통합 설계 환경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반도체 자동설계툴이라고 부른다. 반도체 설계를 도시 설계에 비교한다면 아파트·상가·공원·공장·사무실 등 구성요소에 대해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따른 도시의 모습이 자동으로 그려져 나오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설계를 완성하는 것 뿐 아니라 반도체가 완성된 후에는 EDA를 통해 제대로 작동을 할 수 있는 지 시뮬레이션도 하고 양산 전 단계에서 검증까지 한다. 또한 얼마 만큼의 전력을 소모하는 지도 미리 알아볼 수도 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EDA 없이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만큼 중요성해 졌으며, 반도체 설계자산(IP)·라이브러리(디자인키트)와 함께 3대 반도체 설계의 3대 구성요소로 자리 잡았다.

 EDA 분야는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보다 먼저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케이던스·시높시스·멘토와 같은 거대 기업들도 서로 전문영역을 침범하기 어려워 명확하게 사업분야가 구분돼 있을 정도로 EDA 툴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 매년 약 40억 달러에 달하는 EDA 세계 시장은 케이던스와 시높시스, 멘토가 각각 30% 26% 17% 가량을, 나머지 업체들은 5% 이내의 시장을 점유하면서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의 성장률도 3% 안팎이었다. EDA 업계는 90년대 초반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지금과 같은 구도를 굳혔다. 2000년 들어 EDA 업체들은 성장이 정체됐으나, 미세 공정과 퓨전 반도체 확산 등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한번 고속 성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초미세 공정으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으며, 미세공정에서 반도체가 설계대로 생산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포 매뉴팩처링(DFM) 기술이 반도체자동설계(EDA)툴 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DFM은 9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생산할 때 처음 설계대로 회로가 나올 수 있도록 공정을 도와 주는 소프트웨어로, 설계와 달리 실제 생산에서 발생하는 회로간 간섭현상 등의 문제를 보완함으로써 초미세공정의 수율 향상에 기여한다.

 설계 기술은 미크론급 공정에서 90나노·65나노·40나노급으로 전환되고 있는 데 비해 광학 기반 장비개발 속도는 설계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DFM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EDA업계는 DFM을 통한 새 시장 창출 및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용석 시높시스코리아 사장은 “90나노와 65나노 등 초미세 공정은 회로 선폭이 너무 가늘어 과거처럼 그냥 디자인을 넘겨 장비에 적용하면 원하는 대로 회로 설계가 되지 않는다”며 “올해 국내 EDA시장은 나노 공정과 여기에 필요한 DFM 수요 때문에 예년보다 20∼30%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러 개의 웨이퍼를 하나로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인 시스템인패키지(SiP)도 EDA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컨버전스 기기의 출현으로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점차 경박단소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여러 칩을 통합하는 SiP는 반도체 업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됐다. SiP 방식으로 반도체를 설계할 때에는 기존 반도체와 다르게 여러 반도체가 결합되면서 나타나는 미세한 전파 간섭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으며, EDA 업계도 재빨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툴을 선보이고 있다.

 금용조 안소프트코리아 사장은 “EDA 시장은 철옹성처럼 움직이지 않는 시장처럼 보였지만, 미세공정 도입과 퓨전 반도체 출현 등 새로운 이슈가 등장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EDA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졌다”라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틈새 시장이 EDA 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