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비즈피오컴 3D 디자이너 서정모

비즈피오컴이 개발한 캐주얼 슈팅 게임 ‘큐로큐로’에는 12지신을 컨셉트로 한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의 띠를 형상화 한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캐릭터 시스템은 비즈피오컴의 기획팀과 개발팀의 무한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개발팀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서정모씨는 이러한 캐릭터를 개발하는데 공헌한 핵심 인물 중 하나다.서씨는 말 그대로 게임 마니아다. 24개의 게임기와 100여개가 넘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조이스틱 컨트롤러를 직접 개조해서 사용 할 정도다. “게임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던 초등학교 시절 재믹스란 콘솔기기는 제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컴퓨터란 물건이 상당한 고가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아이큐2000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그에게 TV에 팩카트리지란 물건을 연결해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섰던 것이다.

이렇게 처음 접하게 된 게임은 그의 인생이자 숙명으로 무럭무럭 자라났다. “이 후 주변 친구들이 패밀리, PC엔진 등을 사면서부터 제 머릿속은 온통 게임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했어요.

그리고 결국 부모님을 졸라 을지로에서 16비트 콘솔인 메가드라이브라를 처음 구입했고 그 후 슈퍼패미콤과 PC엔진을 직접 구입해서 즐겼습니다. 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게임 잡지를 두루 섭렵했고 여러가지 타이틀을 수집하는데 열을 올렸죠.”

그러던 중 그는 콘솔에서 이식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됐던 ‘스트리트파이터2’가 슈퍼패미콤 팩으로 이식되 나온 것을 보고 희미하게나마 개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16메가롬팩으로 아케이드 작품을 이식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신기해 개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게 됐습니다.”게임 키드였던 서씨가 업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작품을 직접 만들어 즐기는 자신을 상상하게 된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현실과는 다른 세계관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 주리라는 상상을 자주하곤 했습니다.”

서씨는 이러한 막연한 상상을 군 제대 후 구체적 실행에 옮겼다. “누구나 말년 병장때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잖아요. 저도 그런 시기를 거쳤고 그결론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제대 후 학교에 복학하기 전 게임아카데미에 입문했고 마니아에서 개발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 때 알았어요. 게임 개발에도 많은 분야가 있다는 것을요.” 그는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요소인 그래픽을 선택했다. 자신이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흥미를 가진 요소였기 때문이다. 게임아카데미를 졸업한 그는 보드게임 캐릭터 디자인과 헤어미용 솔루션을 개발하며 경험을 쌓아 나갔다.그의 최종 목표는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아니다. 장인정신을 가진 진정한 개발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젤다의 전설’과 ‘슈퍼마리오’ 시리즈로 유명한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다. “그가 개발한 게임을 하다보면 똑같은 캐릭터로도 얼마든지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가 단순한 게임 개발자라기보다는 장인의 경지에 올라있다는 증거죠.”

서씨는 “여러 온라인게임이 출시되면서 인기에 편승하다보니 한 장르로 너무 편중되거나 시리즈물이 범람하여 유저들에게 게임 불감증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게임의 발전이라는 것은 유저들에게 기존 유저들이 느끼지 못한 볼거리와 재미거리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야모토 시게루처럼 같은 캐릭터, 같은 장르로도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 진정한 장인으로 거듭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저는 어렸을 적 지녔던 궁금증을 하나 하나 해소해 나가고 있는 단계에 있을 뿐입니다.” 그는 개발자로서의 자신은 아직 진행형에 있고 더욱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꿈을 쫒아가고 싶습니다. 최고를 지향하고 싶기도 하지만 평생 꿈을 향해 나가고 싶다는 목표가 제겐 더욱 중요합니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