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사업, 변혁기 왔다.”
우리나라의 별정통신사업은 지난 98년 제도 도입 이후 다섯자리 숫자 국제전화(국제전화 식별번호 사업), 인터넷전화, 선불카드, 통화상품권, 초고속인터넷 등 분야에서 기존 통신 요금을 낮추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적잖은 사회 문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낮은 진입장벽 때문에 부실한 사업자를 양산했고 이는 고스란히 이용자 피해로 이어졌다.
초기 사업자는 낮은 품질의 인터넷전화를 소개, 전체 인터넷전화 사업이 ‘원죄’처럼 작용하기도 했으며 일부 선불카드 사업자는 가입자에게 요금을 속이거나 사업을 중도포기하고 외국으로 도망가는 사례도 빈번했다. 일부 사업자는 별정통신을 다단계 판매에 악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올해 들어 이용자 보호에 적극 나서면서 책임있는 사업자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수평적 규제 체제 전환 계획에 따라 별정통신사업도 9년 만에 대대적인 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070 인터넷전화, 차원 다른 별정사업의 시작=070 인터넷전화는 지난해 관련제도가 도입됐다. 이후 정보통신부가 최초로 별정 사업자에게 식별번호를 직접 부여했다. 일반 인터넷전화와 070 인터넷전화가 다른 점은 식별번호(070) 지정 외에 품질과 이용자 보호를 제도로 보장한다는 것. 망에 대한 이용대가도 부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별정통신사업자를 무책임한 사업자란 인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070 인터넷전화가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별정통신사업자 단체인 한국텔레포니연합회의 황갑순 부장은 “품질과 이용자보호에서 070 인터넷전화 별정 1호 사업자들은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며 “별정통신사업자들이 한국의 통신 비용을 크게 낮춘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전화 로밍, 선불카드 등 통화상품권도 ‘정비’=정보통신부는 최근 별정통신 사업자에게 결정적으로 ‘무책임’이란 오명을 씌운 선불카드·무료통화권과 국제공항에서의 국제전화 로밍 사업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착수했다.
선불통화권(선불카드, 무료통화권)의 경우 정부는 기간·별정통신사업자·민간이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080회선 계약단계에서 선불통화권 발행계획 등을 약관에 따라 사전 심의를 맡기기로 했다. 통화권에 과금단위, 요금, 잔액 확인방법, 서비스 제공 주체 등을 표시해 이용자들이 카드 현황을 알게 했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김태환 의원(한나라당)이 발의해 이번 정기국회 통과가 유력한 ‘항공법’ 개정안은 국제전화 로밍폰 사업자들을 정비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별정통신사업에 대한 시각 달라져야=별정통신사업자들은 ‘망 없이 무임승차하는 사업자’가 아닌 한국 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들로 봐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같은 제도 정비와 자정 노력은 올해 들어 통신 민원이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났다.
새롬리더스의 윤승현 부장은 “시장을 흐리고 있는 별정사업자도 많지만 이 때문에 건강한 사업자까지 비난받는 제도적 장벽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명흠 무한넷코리아 사장도 “90년대 도입된 별정통신사업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가 많아 통신시장 현실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별정사업자란
별정통신사업은 ‘전기통신사업법’ 제 4조 3항에 근거하여 1,2,3호로 나눠진다. 이 법에서는 별정통신사업을 △기간사업자의 전기통신회선 설비를 이용, 기간통신 역무를 제공하는 사업 △전기통신설비 설치 및 이용을 통해 구내에서 전기통신 역무를 제공하는 사업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규칙(제 12조 3)에 따르면 별정통신 업무는 크게 재판매와 구내 통신으로 나누고 있다. 구내통신은 ‘별정 3호’로 분류된다. 재판매 사업이란 기간통신 사업자의 전기통신 회선설비를 이용, 기간통신 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설비(교환기)를 보유하면 ‘별정 1호’, 보유하지 않으면 ‘별정 2호’가 된다. 또 별정 2호 사업자는 재판매뿐만 아니라 재과금, 가입자 모집 등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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