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회수·재배치 문제 해결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 도입

　전파 자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용률이 저조한 주파수를 회수해 다른 용도로 재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새로운 개념의 ‘주파수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클리어링 하우스란 주파수를 회수·재배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간섭 등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주파수 이용 당사자 간의 비용·대가 산정을 중재하는 것으로 미국·일본·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1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원은 국가 전파 자원의 이용 효율화를 위해 주파수 회수·재배치에 따른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내년까지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클리어링 하우스가 도입되면 기존에 특정 용도로 분배됐던 주파수 대역을 회수, 다른 용도로 재배치하게 되면 간섭을 막기 위해 기존 사업자는 기지국 이전이나 시설 정비를 단행해야 하고 이에 따른 정확한 보상금액 산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이용률이 저조해 회수하거나 더욱 가치 있는 용도로 재배치할 주파수 대상으로 아날로그 TV의 700㎒ 대역과 군·공공 기관 등이 고정 무선통신용도로 이용중인 고주파 대역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또 지난해 하나로텔레콤이 반납한 2.3㎓ 와이브로 대역과 최근 LG텔레콤이 사업권을 취소당하면서 반납한 2㎓ 대역 주파수도 재배치 대상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회수·재배치를 통해 주파수 자원을 전면 재정비하려면 선행돼야 할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클리어링 하우스는 이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날로그 TV의 700㎒ 대역은 오는 2010년 디지털 전환 완료를 앞두고 다른 용도로 재배치해야 할 상황이며 고정 무선통신용으로 활용중인 고주파 대역도 지금은 대부분 광통신망 등이 대체하고 있는 상태다. 정통부는 내년께 주파수 회수·재배치를 위한 클리어링 하우스 도입 계획이 나오면 전문기관인 한국전파진흥원이 주관해 시행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전파진흥원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 대부분이 전문기구에서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결국 주파수 회수·재배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사업적 문제점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