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소프트웨어 저작권 보호가 철저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본은 미국·뉴질랜드·호주·스위스·덴마크 등과 함께 SW 불법 복제 비율이 30% 아래인 국가에 속한다. 일본의 불법 복제율은 28%다.
이렇게 불법 복제 비율이 낮은 것은 1985년 10월 ‘소프트웨어 법적 감시 법인(Legal Surveillance Corporation for Software)’이 설립되면서 일찌감치 SW의 권리 보호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이후 이 법인은 1990년 9월에 컴퓨터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ACCS·Association of Copyright for Computer Software)로 명칭을 변경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ACCS는 1991년 일본 문부과학성으로부터 사단법인 승인을 받아 명실상부한 비영리 일본 소프트웨어저작권보호 단체가 됐다. ACCS는 일본 및 글로벌한 소프트웨어 벤더와 문화 콘텐츠 제작사들로 구성된 307개의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노하우와 일본 내 불법복제 조사기관의 긴밀한 협력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SW저작권 교육 및 홍보, 조사 및 연구, 저작권침해 단속지원, 그리고 각종 세미나 개최와 뉴스레터 발간 등이다.
ACCS는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ACCS 상하이 사무소는 정보 수집에서 관계 당국 및 단체와의 협력, 교육 및 홍보 활동 수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중국에서의 저작권 관심사를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ACCS는 SW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ACCS는 소프트웨어 관리 과정을 ACCS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일반 대중을 위해 ‘소프트웨어 관리, 한번에 시작하기’라는 가이드북을 만들기도 했다. 가이드북은 PDF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2001년 11월에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4년 11월까지 약 2만번이나 다운로드 됐다.
ACCS는 자체 감사 지원서비스도 한다. 불법소프트웨어 카피는 기업의 경영진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종종 발생하는데, 기업이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체 감사가 필요하다. ACCS는 회사의 규모나 비즈니스 종류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감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SW 애플리케이션 제작자들을 회원사로 보유한 ACCS는 기업 상황에 적절한 소프트웨어 추천과 라이선스 관리를 위한 기술 소개와 회사 직원들 대상으로 한 교육 방법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저작권법을 기초로 저작권 보유자의 권리와 디지털 저작물 권리 보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공표권 △동일성 유지권 △성명표시권의 저작인격권을 보호할 뿐 아니라 △복제권 및 출판권 △공연권 △공공전송권 같은 지적재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또 1982년 컴퓨터 프로그램이 저작권법에 의해 처음으로 저작물로 인정되는 도쿄 지방 법원의 결정에 따라 디지털 저작물의 권리 보호도 철저하다. 1985년에는 프로그램 저작물이 저작권법에 명시됐다.
1992년에 일본은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 개인 기록의 보상 시스템을 허용했으며 1997년 공공전송권(전송 가능 상태로 만들 권리 포함)을 확립했다. 1998년에는 프레젠테이션권까지 디지털 저작물의 권리 보호 범위로 확대, 인정했다.
2002년 2월에는 고이즈미 총리가 지적재산 보호 및 활용이 국가 전략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같은 해 3월에는 내각에 지적재산전략위원회를 설치했으며, 7월에는 지적재산정책개요를 완성했다.
이어 2003년 3월에 지적재산기본법을 추진, 내각에 지적재산정책본부를 설치했으며 7월에는 지적재산의 생성과 보호, 활용을 위한 전략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또 2004년에는 지적재산전략프로그램을 완성했으며 이해 5월에는 콘텐츠보호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저작권법을 2004년 개정해 해외 전용 음악 레코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서적과 잡지의 임대권을 부여,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 징역에 500만엔 이하 벌금 부과 등 벌칙을 강화했다.
◆성공사례-신토통신
신토(新東)통신은 나고야에 본사를 둔 종합광고회사다. 1972년의 창업이래 ‘즐거운 집단’을 사훈으로 지역 밀착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비즈니스를 전개해왔다. 텔레비전, 라디오 CM, 각종 매체 광고 등을 다루며, 사내 제작부문에서는 56대의 매킨토시 PC가 운영된다.
도쿄 본사, 오사카 지사를 포함하면 총 260대의 매킨토시와 윈도 PC가 도입돼 있다. 이 회사에서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숍, 인디자인, 애크로뱃 등은 업무에 빠뜨릴 수 없는 도구다. 이들로 작성된 파일은 관련 회사나 광고주와의 사이에서 교환된다.
이 회사는 처음 사내 소프트웨어 실태를 조사한 결과 50% 정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초기 주먹구구식으로 SW를 관리했던 신토통신은 퀄러티의 QND 도구를 사용해 매킨토시와 윈도를 모두 관리하는 체제를 가동했다.
QND를 설치하면 매킨토시와 윈도 PC의 구성관리, 어도비 제품의 대장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내의 모든 클라이언트 PC에 시리얼 넘버, IP 주소, MAC 주소,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신토통신에서 사원이 이용하는 클라이언트 PC는 소프트웨어 구성, 폰트나 사용자 권한, 메모리와 하드디스크 용량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일하다.
회사 측은 “현재 어도비 제품의 라이선스 관리는 구입한 라이선스 수와 가동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PC의 대수만 세면 되므로, 과거처럼 설치된 어도비 제품을 1대 마다 점검할 필요는 없어졌다”면서 “과거 따로따로 필요했던 라이선스 관리와 예산관리, 클라이언트 PC의 현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 예산을 빠르게 편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유타카 쿠보타 ACCS 회장
“일본은 1980년대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압력이 있었고 이때부터 선진 입법과정이 추진됐습니다.”
유타카 쿠보타 ACCS 회장은 일본이 여타 아시아 국가보다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 사용 비중이 낮은 것은 제도의 발빠른 정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보유자가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해적판 배제를 주장하며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많은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담당자는 기업 내 소프트웨어 설치 현황과 라이선스 보유현황을 파악하고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를 필요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쿠보타 회장은 회사마다 파악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대부분 대기업은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도구를 사용해 관리를 돕는다고 밝혔다. 또 ACCS가 소프트웨어 자산 관리에 대해 교육을 하고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이 라이선스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콘텐츠 산업의 보호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최근 한국 드라마가 매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의 성공은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려는 교육 유지와 입법 범위, 수준의 진전을 가져올 것이며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을 요구하므로 시간이 되면 자연히 저작권 침해율은 감소할 것입니다.”
그는 한국이 불법 복제율을 낮추려면 저작권과 관련된 산업이 먼저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쿠보타 회장은 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먼저 광대역 통신과 같은 정보 기술의 보급에 힘쓰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이 많다”며 “지적재산권에 대한 교육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젊은이들을 교육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많이 본 뉴스
-
1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2
“中 반도체 설비 투자, 내년 꺾인다…韓 소부장도 영향권”
-
3
MS, 사무용 SW '아웃룩·팀즈' 수 시간 접속 장애
-
4
기계연, '생산성 6.5배' 늘리는 600㎜ 대면적 반도체 패키징 기술 실용화
-
5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6
'아이폰17 에어' 어떻길래?… “잘 안 팔릴 것”
-
7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8
[뉴스의 눈]삼성 위기론 속 법정서 심경 밝힌 이재용 회장
-
9
배달 치킨 가격 또 오른다…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 논란
-
10
GM, 美 전기차 판매 '쑥쑥'… '게임 체인저' 부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