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부는 웹2.0 바람

인터넷 업계 최대의 화두인 웹 2.0이 게임업계에도 조용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리딩기업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자사 사이트에 웹2.0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웹2.0은 유저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여 실현 여부에 따라 게임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안겨줄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 인터넷 포털과 달리 게임업계에선 웹 2.0으로 인한 변화가 일시에 대대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란 특수성으로 인해 적용 범위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웹2.0을 게임포털에 접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웹2.0이 언젠가는 게임포털에도 보편적으로 구현되겠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다. 특히 치밀한 준비 없이 기존 포털들과 차별화 시키기 위해 성급하게 웹2.0 도입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웹2.0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다. 양사는 최근 자사 게임포털에 웹2.0 기반의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양사가 서비스할 웹2.0 수준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검색포털 등에서 적용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웹2.0의 강점인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거나 개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단계에 머무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웹2.0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차세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들 업체는 최근 웹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벌여 왔는데 이 과정에서 핫이슈가 되고 있는 웹2.0을 적극 도입키로 한 것이다. 넥슨 한 관계자는 “특별한 기획이나 의도로 웹2.0을 도입하게 된 것은 아니다”며 “단지 개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웹2.0 솔루션이 기존에 비해 개인 서비스에 적합하기 때문에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웹2.0을 도입키로 하자 게임포털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도 웹2.0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가 비록 게임포털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웹2.0으로 인해 게임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들 3사는 웹2.0 도입을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웹2.0 활용은 우선 단순한 차원에서 먼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에서는 1차로 ‘사용자 생산 콘텐츠(UCC)’에 웹2.0을 활용하고 있다. 넥슨측은 사용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동영상 코너를 눈에 잘 띄는 메인 화면에 배치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와함께 웹2.0을 이용한 커뮤니티 유저들의 성향분석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웹2.0을 통해 향후 유저 1인 미디어 기능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넥슨은 이를 통해 유저들이 게임포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관심을 넓혀 나감으로써 넥슨마니아가 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넥슨 한 관계자는 “일단 UCC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사이트 체류시간도 상승하고 있는 상태”라며 “단지 게임포털인 ‘넥슨닷컴’을 띄우기 위해 (웹2.0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향후 게임포털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거창한 도입이 아닌 만큼 UCC 서비스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때문에 넥슨 사이트 방문자들은 과거와 거의 변함없는 홈페이지를 사용하게 돼 큰 혼란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웹2.0의 검색 기능을 게임포털에 접목시켜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웹2.0을 대표하는 UCC 서비스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검색기능을 위해 이미 한글학회에 여러차례 자료를 요구했고 게임포털 내에서 다양한 검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검색기능이 개발되면 유저 개개인의 맞춤형 검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와함께 ‘리니지’시리즈로 생겨난 커뮤니티를 통한 블로거 형태의 개인룸 개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편 일부에서는 게임업계가 웹2.0을 도입하기 전에 어떤 콘텐츠를 서비스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웹2.0이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쉽도록 돼 있어 유저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장을 회사측에서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게임포털에 웹2.0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왔지만 기존 포털과 크게 차별화 된 부분을 찾기는 힘들다”며 “단지 주목받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웹2.0이 게임포털에 적용될 소지가 많은 만큼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검색포털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블로거나 1인 미디어,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등을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웹 2.0은 공유, 개방, 참여가 주요 특징이다. 고객간 상호작용 증대를 꾀하고 집단적 의견 수렴을 가능케 하며, 정보의 접근성, 사용편의성을 획기적으로 증대한다.

또한 콘텐츠 창작에 능한 젊은 층에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과거의 웹(웹 1.0 이라 칭하기도 한다)이 일방적인 정보 제공의 형태였다면 웹2.0은 사용자들의 ‘참여’와 ‘개방성’을 통해 사용자들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지 않고 블로그, 검색 등을 활용해 스스로 정보 및 네트워크를 창조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XHTML, CSS, XUL(XML User Interface Language), SVG(Scalable Vector Graphics), RSS, AJAX 등이 웹2.0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테면 RSS는 자동연동기능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생성되는 즉시 사용자 자신의 블로그 등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함으로써 정보 업데이트 속도를 높였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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