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우리경제 전반에 충격 `엎친데 덮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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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실험과 관련, 9일 소집된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한명숙 총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북한 핵 실험에 따른 경제 상황 파악과 대책반 운영 등을 논의했다.

 9일 전격 감행된 충격적인 북한 핵 실험은 그렇지 않아도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수출 감소나 대외신인도 하락도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9일 북한 핵 실험 사태는 이미 우리 경제에 부분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으며 향후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그 영향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북핵은 예견된 리스크로 사태 추이가 극단적으로만 치닫지 않는다면 경제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지만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만큼 경제계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빨간불=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므로 일단 지켜봐야겠지만 우리 경제에 타격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우고 있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와 내년 4.6% 달성 가능성이 북한 핵 실험 악재까지 겹치면서 더욱 힘겹게 됐다는 의미다.

 특히 북핵 문제가 장기화되면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이고 외국 자본 이탈과 기업 투자 위축까지 이어지면서 경제의 악순환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불안 심리가 커지면 장기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뿐 아니라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신용도 하락 불안감 커져=물론 이번 사태가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해 즉각적으로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치의 한 관계자는 “국제 사회의 대응 방향을 지켜보고 있으며 한국의 신용등급은 이미 북한 리스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해 단기 영향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불안감은 여전히 팽배해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수위가 높아질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정치외교적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국가신용도 영향을 바로 파악하기는 힘들다”며 “이번 사태가 악화될지 아니면 봉합될지 사태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우리나라 직접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신고기준) 규모는 75억19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3% 줄었고 올해 3분기만 보면 14.8%나 축소됐다. 여기에 또다시 불거진 북핵 악재로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이 경쟁국인 싱가포르·홍콩·대만 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버티는 힘 어디까지=9일 환율이 상승하고 증시가 폭락하는 등 충격에 휩싸인 금융시장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외환시장은 환율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강경 대응이 이어질 경우 1000원 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은 “추가적인 변수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장기화되면 저항선으로 인식되는 980원 선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9일 증시에서 외국인이 5000억원에 가까운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사태가 극단적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증시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는 너무나 전격적인 것이어서 시장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 군사적 충돌 형태로까지 발전하지만 않는다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도 1250포인트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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