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협력해왔던 KT와 넷피아가 갈라설 조짐이다. KT가 넷피아와의 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주소창 한글검색 서비스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간 직후 넷피아는 크게 반발했다. KT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한글인터넷주소 사용자 및 등록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때문이었다.
즉각적인 법적 조치도 강구했다. KT에 대해 ‘계약종료 통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KTH에 대해 주소창 한글검색 서비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절차 진행금지 가처분신청’을 26일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넷피아로서는 억울할 만도 하다. 지난 6년 동안 일궈 왔던 사업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KT가 향후 넷피아의 한글인터넷주소 등록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넷피아는 그간 보통명사까지 한글인터넷주소로 판매하면서 이른바 ‘의미미부합’ 키워드를 양산하면서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한 것은 사실이다. 등록비용이 주요 수익원이었던 넷피아로서는 등록 키워드를 많이 판매할수록 수익이 많아진다.
그야말로 ‘소탐대실’. 기껏 키워드당 10만원 안팎의 등록비용을 벌어들이기 위해 ‘서비스의 신뢰’라는 큰 것을 놓쳐버린 셈이다. KT가 직접 주소창 한글검색 서비스에 나선 것도 넷피아의 한글키워드가 사용자 혼란을 부추겨 왔다는 판단에서라는 점에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모양새다. 넷피아의 주장대로 KT가 포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KTH의 파란을 돕기 위해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의 혼란을 없애고 메가패스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KT도 마찬가지다. 직접 서비스를 계기로 고객에게 어떠한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상업화와 자회사 챙기기에 급급한다면 소탐대실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어떤 서비스나 상품이든 가장 무서운 것은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KT가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디지털문화부·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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