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랬다. 돌이켜 보면 ‘바다이야기’사건은 예고된 파국이었다. 애초부터 특정부처 한 곳에서 도박기기를 다루기에는 힘이 부치는 일이었다. 아니 한계가 있었다. 그 것은 관리·조율뿐 아니라 사회적인 파장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는 측면에서 더 그렇다. 그런 기기가 아니었다 손 치더라도 좀 더 의심했어야 옳았다. 그리고 너무 빨랐다. 성인게임의 장르를 열어보겠다는 게 도박기기를 불러왔다. 후회가 막급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이라도 털어내야 한다. 껍데기를 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직격탄을 맞은 아케이드게임산업은 이제 어찌할 것인가. 사행성하면 아케이드게임산업을 꼽게된 작금의 형국에서 무엇을 어떻게 더 해 볼 작정인가. 하지만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썩은 환부를 도려내면 살이 되살아 나기 마련이다. 오히려 홀가분해 졌다고 할수 있다.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자. 위기가 기회라 하지않던가. 아케이드게임산업계도 거듭날 수 있다.
정부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댓가를 치르고 있지만 정책수립 추진과 함께 행정 관련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바다이야기’ 사건도 좀더 세밀한 행정과 전부처적인 관심이 뒤따랐다면 생겨나지 않을 일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정책수립은 의욕만 가지고 되는게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닿게 된다. 사실 참여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목소리는 옳은데 이를 입안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뭇매를 맞는 이유가 다름아닌 테크노크라트들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음을 부인키 어렵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았다. 그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특히 성장동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인물들을 적극 키워 나가야 한다.
산하기관 및 민간기구의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바다이야기’사건의 요체다. 서로 ‘네탓이고 나는 잘못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드러난 결과만 가지고도 책임이 크다. 이번 일을 계기로 환골탈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주장하는 게임산업개발원에 대한 무용론은 수용할 수 없다. 그 것은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또 게임물등급위원회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망둥이 사건으로 인해 산업 본류의 줄기를 해쳐서는 곤란하다.
그래 그렇다. 자성의 계기로 삼자. 망둥이 사건에 함몰 되지말고 새롭게 출발하자. 이 기회에 사행성이라는 이름의 그것들은 완전히 도려내자. 약물적 치유보다는 본질적 치료를 전담하는 외과의사의 조건은 사자의 심장과 독수리같은 눈 그리고 여자같은 섬세한 손을 지녀야 한다고 한다.
강철같은 의지와 날카로운 눈으로 게임산업을 재조명, 세계 3대 게임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어내자.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인들이 합심하고 다시 뛰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멀고도 먼 지류에서 발생한 망둥이 사건으로 멍든 사회에 대한 보답이라고 본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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