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EG닷컴이 최근 국내 2위 아이템 거래 사이트인 아이템매니아를 인수한 데 이어 최대 업체인 아이템베이와 3위 업체인 플레이포럼(아이템플포)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경우 국내 게임의 핵심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수많은 유저들의 신상정보까지 갖고 있어 업체 매각과 함께 국내 게임계의 정보가 외국으로 유출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계자들은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매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아이템베이에 이어 아이템플포가 해외업체인 IEG닷컴으로부터 인수제의를 받는 등 국내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대한 해외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도 이런 해외업체들의 적극적인 구애에 대해 가능하다면 팔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한 관계자는 “IEG닷컴 등의 해외 업체들이 인수와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조건만 맞으면 팔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아이템거래 사이트들이 외국업체에 회사를 넘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업계에서는 정부의 현금거래에 대한 제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이미 검찰에서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도박기기로 인해 급부상한 사행성 문제도 아이템 거래 사이트 운영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부도 사행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의사를 밝히고 있어 앞으로 아이템 현금거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또 국민들의 아이템 현금 거래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지면서 사회의 악으로까지 치부되는 상황까지 이른 것도 회사를 넘기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업 자체가 철퇴를 맞을 것이 우려되면서 조건만 맞으면 ‘넘기자’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깔려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한 관계자는 “사업을 하기가 어느 때보다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수익성도 좋은 상황이지만 점차 어려워질 수 있어 차라리 가격이 좋을 때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의 외국으로로 넘어가는 것은 예상보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파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흐름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점이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게임 관련 이용자 동향이나 거래 패턴, 평균 비용 등의 시장 정보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상태다. 해외에 인수될 경우 어쩔수없이 이 정보들은 고스란히 해외업체에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관련업계에서는 때문에 산업에 미치는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함께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이용한 개인 유저들의 정보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신상이 정확하게 기재돼야 가능하다. 즉,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심지어 개인 계좌번호까지 입력을 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개인신상들이 국외로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외 업체들이 서버를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되서다. 국내에서 아이템 거래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버를 국내에 두고 회사를 운영할 가능성이 적다. 서버를 해외에 이전하게 되면 국내법상으로 검찰이나 주관부서인 문화부에서 제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해외로 서버를 이전하는 이유다.
이를 계기로 아이템 거래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태에서 IEG닷컴이나 외국 업체들이 시장을 키워 매출을 올리는데 주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한 피해는 게임업계가 떠안게 돼 앞으로 게임의 역기능이 더 부각될 수 있어 가뜩이나 건전게임 문화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에 불똥이 뛸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예상되지만 주무부처인 문화부에서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 법상 해외로 서버를 이전할 경우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업계 일부에서는 때문에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이 외국에 회사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록 회사의 M&A를 강제적으로 막을수는 없지만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이 회사를 외국에 넘김으로써 심각한 국익 손실을 초래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인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의 정보유출 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게임산업 전체를 고려, 미치는 파장 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한 이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가 외국으로 넘어갈 경우 전체 산업에서 볼때는 손실이 크다”며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은)이를 적극 고려해 인수 등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유저의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다. 아이템 현금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업계가 적극 나서야 하고 유저들도 아이템 현금 거래가 불법적인 행위임을 인식, 더이상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업계나 유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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