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3)]신산업 전문가-SI·인터넷업체

 중견·중소 IT서비스 업계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른바 ‘신사업’으로 무장해서다. 이들 업체는 삼성SDS나 LG CNS·SK C&C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와 달리 ‘비빌 언덕’이 없다. 그룹 SM 물량에 기댈 형편도 못된다. 된다 하더라도 대형 SI업체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중소 SI업체 한 관계자는 “결국 자력갱생해야 한다. 그러자면 틈새시장을 봐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수종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각 업체들은 와이브로·전자태그(RFID)·해외진출·하드웨어 판매 등 그동안 SI업계가 눈여겨 보지 않던 분야를 조심스레 ‘거들떠’보고 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듯 접근해야 하는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그에 따른 신생 팀원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모 업체 신생팀장은 “이번 사업을 맡은 뒤 탈모 증상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규수익을 창출해보라고 이러저러한 전사적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당장 돈 벌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의 신규 사업과 그에 따른 청사진을 짚어본다.

◆CJ시스템즈-RFID사업팀

물류정보화의 강자인 CJ시스템즈가 ‘RFID’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당시 이 회사는 ‘RFID TF’를 발족, 산자부·정통부 등 공공 시범사업을 수주해내기 시작했다. 발족 첫해 이 TF는 산자부의 1차 RFID 시범사업인 ‘RFID를 이용한 물류프로세스 개선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이어, 같은 해 정통부의 ‘공공분야 RFID/USN 수요확산을 위한 세부시행계획 수립사업’의 수행사업자로 참여하는 등 괄목한 실적을 보였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RFID TF는 지난해 9월 ‘RFID 사업팀’으로 정식 승격됐다.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보강된 이 팀은 RFID 관련 신사업 검토서부터 컨설팅, 개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RFID 사업수행을 총괄 수행한다.

RFID사업팀은 지난 6월 수주한 보건복지부의 ‘RFID 기반 u의약품 공유인프라 구축 과제’와 한국식품공업협회의 ‘RFID 기반 식품안전정보관리 인프라 구축사업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전산원의 ‘모바일 RFID 시범 사업’에도 참여, KTF 컨소시엄과 함께 CJ CGV 매장에 모바일 RFID를 적용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재웅 RFID 팀장은 “RFID 분야가 아직 성숙하지 못해 회사에 큰 수익을 안기고 있지는 못하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RFID 분야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력하다. 수요처인 기업의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정부를 믿고 시장을 신뢰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은 시장태동기라서 국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시범사업이나 연구 과제 등에 많이 매진하고 있지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킬러(killer) 분야를 발굴, 회사의 미래를 짊어진다는 계획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포스데이타-플라이보 연구소

포스데이타는 최근 미래 전략사업으로 ‘와이브로’를 선정했다. SI업체로서는 의외의 선택이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와이브로 서비스 사업자가 필요로 하는 인프라, 즉 기지국 및 제어국 장비, 단말, 칩세트 등을 개발,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데이타는 지난 수년간 통신분야의 연구인력을 대규모로 충원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R&D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플라이보 사업본부’가 있다. 분당 본사에 위치한 이 사업본부는 미국 연구소서 개발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상품화를 담당한다.

포스데이타가 와이브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와이브로 상용화는 국내 통신사업자에 의해 빠르게 진행됐고, 부분적이긴 하나 상용 서비스도 시작됐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2004년 발족된 플라이보 사업본부는 최근까지 이룩한 기술적 완성도를 기반으로 국내외 통신사업자에 대한 밀착 영업을 추진, 단말기서부터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글로벌 협력체제를 갖춰 사업 역량을 배가시켜 나가고 있다.

처음에 와이브로 사업을 구상할 당시부터 이 사업본부는 철저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플라이보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신준일 상무는 “신사업이 대부분 그렇지만 와이브로 프로젝트 역시 아직까지 초고속인터넷망이 발달하지 않았거나 서비스 대상 지역이 넓어 막막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와이브로 사업에 있어서는 매리트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고 신 상무는 덧붙혔다.

◆아시아나IDT-신규사업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서비스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는 올해를 제2 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신규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IDT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 내 LM(Legacy Migration)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LM은 현재의 시스템을 진단·분석,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아시아나IDT는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호스트 환경과 웹환경 시스템의 전문가를 사내외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 전담팀인 ‘신규사업팀’(팀장 백형충 차장)을 연초 신설했다.

 신규사업팀은 국내 기업용 솔루션업계의 선두주자인 케미스를 비롯해 Forcs·E4net·En-Core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서울마이그레이션센터(SMC)’를 설립, 일본 LM시장에 대한 진단·분석·변환·운용서비스 등을 제공중이다.

 진단서비스는 현재 시스템의 전체적인 문제점을 파악, 신규 시스템에 대한 최적의 아키텍처를 수립하는 사업이다. 분석서비스를 통해 현재의 업무프로세스와 시스템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분석을 수행한다. 변환서비스로는 최적의 업무프로세스와 유저인터페이스(UI), 비즈니스 로직, 웹 플랫폼 등으로 구성된 신규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구축 이후 현재 운용되고 있는 시스템의 자원과 복잡도, 영향도 분석, 유지보수 업무 등의 효율화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운용서비스도 제공한다.

 신규사업팀은 SMC를 통해 케미스와 공동개발한 시스템 분석 및 변환 솔루션인 ‘스마트아크’ 등 각종 차별화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백형충 팀장은 “현재 일본 고객사들로부터 각 솔루션에 대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일본 내 주요 고객사의 IBM·HP·ACOS 호스트의 코볼, PL/I, 어셈블러 시스템에 대한 분석과 변환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글로벌 IT시장의 본격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세계I&C-EC사업부

신세계I&C가 신사업으로 정조준하고 있는 분야는 ‘전자상거래(EC)’ 쪽이다.

이를 위해 이 업체는 이달 4일부로 ‘EC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부장(상무급)에 도동회 전 코리아나화장품 신규사업담당 상무를 전격 영입해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EC사업부를 측면지원하기 위해 신세계I&C는 내년 5월까지 50억원을 투자, 신세계몰 시스템을 재구축한다. 이를 위한 담당 TF도 별도 구성해놓은 상태다.

이번 시스템 재구축으로 온라인 사업 확장 및 영업 활성화에 맞는 대형 쇼핑몰 수준의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고 노후화한 프로세스를 혁신시켜 최고 유통그룹의 위상에 맞는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현 사장은 “전략적 영업 부문인 EC사업과 RFID 등 신규사업을 이원화해 부문별 효율성을 증대하고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EC사업부의 마케팅과 MD부분을 강화해 매출 신장을 도모하는 한편, 전략기술연구소의 신규사업추진업무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I&C는 IT서비스기업 중 유일하게 인터넷쇼핑몰(신세계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매출 406억원(판매액기준),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 업체는 최근 RFID추진단을 구성하고 물류·유통 및 자산관리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I&C는 관계사 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후, RFID 산업군의 다른 서비스 제공자들과 협력을 통해 대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이르면 올 연말께 신세계인터내셔널과 신세계이마트 물류창고의 의류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매장 생필품에 대한 단품 적용은 오는 2009년 이후 상용화될 것이라는 게 이 업체의 전망이다.

◆NHN 응용서비스개발팀

 “기획력과 아이디어, 기술 외에도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때로는 밤샘근무도 하고 때로는 설익은 기획안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느끼는 짜릿함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지요.”

웹검색과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부문 국내 최대 강자 NHN. NHN 내부에서도 동영상 플랫폼 및 인터넷전화(VoIP), 네이버툴바, 데스크톱 검색 등 차세대 응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NHN 응용서비스 개발팀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는 네이버를 일약 국내 최대 검색포털로 자리매김시킨 원동력인 네이버 지식검색 ‘지식in’ 서비스를 초창기 기획하고 지난해 NHN재팬에서 지식in과 블로그를 론칭했던 김미연 대리도 있다. NHN이 신규 응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NHN 직원들 중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식in 기획자였음을 알고 NHN의 핵심 인재라는 말에 대한 김미연 대리의 재치있는 답변이다.

현재 세계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는 구글·야후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툴바나 데스크톱 검색, 멀티미디어 플랫폼 등 응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NHN도 국내 최대 인터넷 사업자인 만큼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구글이 피카사를 인수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력 있는 업체를 인수하는 것도 전략일 수 있겠지만 국내 이용자의 특성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인수 전략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소 느리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전략을 개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경란 응용서비스 개발팀장의 말이다.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가 시쳇말로 ‘얼렁뚱땅’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경란 팀장을 비롯해 소순식 과장, 김미연 대리, 윤찬호 대리 등 팀원들은 평소 회사 생활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도 업무와 관련된 질문에는 일관되게 진지했다.

평소 몇시에 퇴근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팀장님이 너무 성실해서 야근은 기본이고 때로는 휴일에도 나와 기획안 봐달라는 전화를 팀장님에게 하기도 한다”며 너스레를 떨다가도 멀티미디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묻자 “외국의 경우 사진 한장으로 모든 것을 말하려는 욕심이 있다면 국내 사용자는 멀티미디어로 이른바 ‘이야기’를 담으려는 측면이 강하다”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자유로운 아이디어 공유와 커뮤니케이션 속에서도 자신이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묻어났다.

근무 시 어려운 점에 대해 “입사 이후 몸무게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근무 환경이 너무 편안해서 일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고 밝힌 푸근한 인상의 소순식 과장의 말에 한바탕 웃다가도 이어지는 기획회의와 타부서와의 미팅, 전략회의 등을 챙기려는 이들의 모습에서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경란 NHN 응용서비스개발팀장

 “국내 유저와 인터넷 서비스 환경을 감안한 전략적 판단이 필수입니다. 팀원들을 믿고 최고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전념할 계획입니다.”

이경란 NHN 응용서비스 개발팀장(35)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응용서비스 개발을 자신했다. 타 팀과의 커뮤니케이션, 유저들의 반응 피드백,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꼼꼼함 등이 최대 무기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인터넷 서비스는 한 번 전략을 세우면 1년을 이어가지 못한다”며 “세부실행전략은 주위 환경이나 유저 반응에 따라서 바뀌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신속한 움직임과 전략 수정 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선택 회식과 필수 회식으로 구분해 회식을 합니다. 무조건 참여해 끝까지 함께하는 필수 회식을 통해 팀워크를 다집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선을 그을 줄 아는 이 팀장은 응용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부문에서도 국내 최고의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