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양대 신용보증기관에 대한 출연금이 내년에는 올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신용보증기금(KODIT)과 기술보증기금 양 기관이 기존 보증기업에 대한 연장을 중단 또는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신규 보증심사도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10일 정부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기획처는 내년도 신용보증기관 지원 예산을 올해(9000억원)의 3분의 1인 3000억원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기획처는 이미 지난주 당정협의를 마쳤으며, 이달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달 2일께 국회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열리우리당과의 당정협의 결과 합의된 것”이라며 “야당과의 협의과정에서 특별한 이슈가 있지 않은 이상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왜 대폭 삭감됐나=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움직임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창호 기획처 재정실장은 최근 국가 장기 종합전략인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포함 재정에서 직접 산업계에 지원하는 예산을 축소하고 대신 민간에 넘기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규모가 너무 많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신용보증규모를 2010년까지 10조원 가량 줄인다는 방침이다.
◇어떤 영향 있나=정부의 출연금이 축소된다는 것은 보증기관들이 그만큼 사고(보증업체의 보증 불이행)를 줄이고 보증심사를 매우 보수적으로 진행해야함을 의미한다. 정부의 출연금은 주로 중소기업 보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대위변제에 활용된다.
따라서 기존 보증 수혜업체 입장에서는 기간 연장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규보증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기관이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내년 보증규모를 올해보다 소폭 축소하거나 유지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사고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벤처·이노비즈·경영혁신형 기업 등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만은 연장 또는 신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양 기관이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며 당분간 이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KODIT은 혁신형 중소기업 보증규모를 전체의 3분의 1인 10조원으로 잡았으며, 기보 역시 혁신형 중소기업에 집중, 오는 2008년 전체의 80%를 혁신형 중소기업에 보증한다는 계획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정부의 신용보증기관 출연금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