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들의 한국 R&D센터에 대한 의구심이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에 세운 것이 R&D센터냐 디자인센터냐에 대한 구분이 모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둥지를 틀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수장들은 ‘외국계의 생색내기 한국개발거점’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속상하다.
일부 업체의 기대 이하 투자규모 등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다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의 IT기술 및 시장을 활용해 회사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데에서 일치한다.
그리고 한국의 IT 기반 및 시장 인프라와 융합해 수많은 나라 가운데 한국을 세계 기술의 이노베이션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다국적 기업 또한 적지 않다.
대표적 기업으로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사실상 한국거점의 기술적 역량이 타국거점들과 비교할 때 가장 뛰어나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력용 반도체 전문회사를 표방하며 국내 세트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부도 전력용반도체 분야만큼은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프리스케일도 한국 R&D센터에서 개발한 제품을 유럽 등에 내다 팔면서 한국을 이노베이션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폴그리미 프리스케일 사장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며 한국 R&D역량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스팬션도 최근 LG전자에서 R&D를 거의 전담해온 권성태 사장을 지사장으로 영입해 영업과 함께 기술개발거점으로 한국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 다국적기업 CEO는 “국내 고객에 대한 지원만이 목적인 단순 AS거점과 R&D·디자인센터가 똑같이 치부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향후 국내 기업과 윈윈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국내 인력과 함께 키워나가는 다국적기업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속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큼 외국계 기업의 R&D 센터에 대한 비난의 소리도 높았으나 이들과 달리 ‘세계에서 하나뿐인 기술과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이노베이션거점’으로 만드는 다국적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한국과 미래시장 로드맵을 같이 그리며 한국 IT·전자산업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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