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 간판 빼고 다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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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공계 대학이 ‘간판’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다.

 7일 산업자원부가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7∼8월 전국 70개 공과대학 교수 1307명, 학생 2021명 등 총 33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학교육혁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 현장의 두 주체인 교수와 학생은 △정부의 교육정책 △대학의 행정서비스 △산·학협력 및 공학교육인증제도 등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모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교수와 학생들은 ‘매우 불만족(1)’에서 ‘매우 만족(5)’까지 5점 척도 방식으로 이뤄진 항목별 만족도와 기여도 등에 대한 질문에 보통(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2점대로 평가했다.

 주요 항목 중에서도 정부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응답자들은 ‘정부의 정책이 공학교육에 기여하는 정도’에 대해 평균 2.37로 낮게 평가했으며 ‘정부의 재정지원 대상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 적절성’도 2.65에 그쳤다.

 교수와 학생들은 정부 평가지표가 적절하지 못한 이유로 대학이나 학과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점(55.72%)과 평가지표가 과거 실적 위주로 이뤄진 점(20.13%) 등을 주로 꼽았다.

 공학교육을 지원하는 대학 행정서비스 만족도도 부정적이었다. 응답자들은 △인력 전문성 △조직 효율성 △행정처리 절차 등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평균 2.76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행정서비스 만족도는 교수(2.64)가 학생(2.88)보다 낮았다.

 이번 주말부터 해외 기관 평가를 받는 국내 공학교육인증제도에 대해서도 △교수행정업무 부담 증가 △획일적인 인증기준 등의 이유로 적합하지 못하다(2.63)는 평이 많았다. 최근 공과대학의 화두로 떠오른 산·학협력 역시 산·학협력단이 협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의견(2.92)이 주를 이뤘다.

 향후 교육방식 개선과 관련해 교수와 학생들은 범산업 활용형 교육을 줄이고 특정산업 맞춤형 교육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으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포함한 소프트 역량과 전공필수 교육 강화를 희망했다.

 김수원 공과대학장협의회장은 “공과대학에 학내외 지원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과대학 개선 방향을 세워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자부·교육인적자원부를 중심으로 공과대학장협의회·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공학교육혁신안을 마련중이며 오는 11월 초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