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에 구입한 MP3플레이어가 있다. 1년 반 정도 사용했는데 최근 고장이 났다. AS센터를 찾았더니 1년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나 수리 비용으로 25만 원이 든다고 한다. 이 경우 당신은 수리를 받을 것인가 새로 구입할 것인가.’
애플코리아의 비상식적인 AS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난 애플의 MP3플레이어를 AS 받기 위해서는 신제품을 구입하는 비용에 가깝거나 이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애플코리아 온라인 쇼핑몰에서 11만원에 판매 중인 ‘아이팟 셔플’ 1G 모델의 경우, 무상 보증 기간(1년)이 지난 뒤 AS 비용은 10만5000원이 든다. 심지어 16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팟 나노’ 1Gb 모델은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나면 22만2000원을 내야 AS를 받을 수 있도록 해놨다<표참조>.
애플의 AS 정책은 수리가 아닌 1대 1 제품 교환. 하지만 그야 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 AS를 받느니 차라리 신제품을 사는 것이 나을 정도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제품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지적도 있다.
최근 아이팟이 고장나 이 같은 내용을 알게 된 직장인 유 모 씨는 “2004년 30만원 정도에 4세대 아이팟을 샀는데 AS비용으로 25만원이 든다고 했다”며 “AS를 하겠다는 것인 지 신제품을 사라는 것인 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애플이 고객에게 교체해주는 MP3플레이어는 간혹 새 제품이 있지만 대부분 재생 제품이어서 이 같은 교체 비용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또 고장의 경중에 따라 AS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무시하고 제품 교체에 드는 전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무상 보증 이후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꾸준히 본사에 보고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세계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는 정책이어서 쉽게 바뀔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법에선 AS비용 책정은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어 소비자들이 사전 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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