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첨단 IT시대의 우표 의미

　지난 세기에 가장 기본적인 통신의 수단으로 자리잡아온 우편은 1884년 우리나라가 최초의 근대식 우편제도를 실시한 이후 122년이 지나는 동안 실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근대식 우편제도의 도입과 함께 발행된 우표 역시 지금까지 2500여종이 발행됐고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형태로 제작 보급돼 왔다.

　1840년 영국에서 우편요금 선납의 목적으로 탄생된 우표는 본래의 목적에서 점차 한 국가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를 널리 알리는 수단으로 진화했고 최근 들어서는 개인화 시대에 발맞춰 ‘나만의 우표’를 만들어 품위있는 기념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자그마한 한 장의 우표에는 축소된 예술작품이라 불릴만큼 아름답고 다양한 디자인과 유익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한 편의 동화를 감상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동요나 가곡을 따라 부를 수도 있다.

　가지런히 정리된 우표를 통해 미술관이나 관광지를 미리 가 볼 수도 있으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적 인물을 만나거나 우리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접할 수도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 시대의 가장 앞선 인쇄기술로 만들어지는 우표는 디자이너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드러운 꽃향기가 나는 우표,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우표, 사람의 체온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우표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각양각색이다.

　우표는 특히 종류가 시대와 세태에 따라 매우 다양해 소장가치로서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보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와 형태로 발행되는 우표는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수집가가 존재하며, 우표수집은 하나의 문화이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취미생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그동안 우표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해마다 열리는 대한민국우표전시회, 세계인이 참여하는 우표디자인 공모대회, 매 10년을 주기로 열리는 세계우표전시회, 새로 발행되는 우표의 디자이너 사인회와 음악회, 우표캐릭터 모바일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통해 누구나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문화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맞추어 올해는 그동안 기획해 왔던 우표DB를 포함한 우표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우표수집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있다. 나아가 새로 발행되는 우표의 구입, 나만의 우표, 고객맞춤형 엽서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쉽고 편리하게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우표문화 마당을 오는 12월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날 새로 발행된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서 긴 줄을 서야만 했던 기억처럼 우표 한 장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통신비용 지급만이 아닌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간직하는 것과 다름 없다.

　월드컵과 같은 국제적 행사뿐만 아니라 국가 기념일과 되새길 만한 우리의 문화와 자연에 이르기 까지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 매체로서, 교육 자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근래에는 맞춤형 우표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 국민 개개인이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하거나 의미있는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나만의 우표’를 제작해주는 사업과 함께 창립 100주년 등 단체의 기념일에 맞춰 기념우표를 발행하는 사업도 전개해 국민의 생활속에 더욱 다가서는 우표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표가 좋은 수집대상에서 나아가 이제는 나와 우리 가족, 우리 단체만의 기념물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볼 때 비록 인터넷·휴대폰 등 통신수단에 밀려 우표의 역할이 축소되는 듯 보이지만 우표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부단히 진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표 디자인 수준은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우수하다. 첨단 IT시대의 우표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더해 시대의 상징물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발전할 전망이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kwjung@mi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