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게임산업을 만들자]2부:국내 산업 토양을 바꾸자③사회성 제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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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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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성 높은 게임과 기업이 수익도 많이 낸다.”

게임 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사회적 영향력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90년대 하반기 산업 초기시절 시장에 막 등장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주 연령대가 18∼22세 였다면, 지금은 앞으로 10년 가량, 뒤로는 15년 이상 이용자의 연령 스팩트럼이 넓어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한국의 대표적 온라인게임인 ‘리니지’가 세상에 나온지 만 8년이 지났으니, 당시 18세에 ‘리니지’를 했던 사람이라면 지금 20대 후반에 들어섰고, 상용화 10년을 맞은 ‘바람의 나라’를 20세에 처음 즐겼던 사람은 지금 30세를 넘어선 상황이다. 그리고 ‘카트라이더’는 만 7세 초등학교 1학년도 즐기는 게임이 됐고, ‘스페셜포스’는 40대 이후 장년층도 열광하는 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불 가능 연령대와 온라인게임에 대한 월 평균 지출 비용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이용자 연령 확대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 최대 온라인게임 이용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20∼24세 이용자들의 월 평균 온라인게임 지출 비용은 6642원인데 반해, 25∼29세는 1만448원으로 월등히 높다. 이어 30∼34세가 9265원, 35∼39세가 8299원으로 모두 20∼24세 이용자층의 지출비용을 넘어선다.

이같은 게임 이용 연령층 확대는 몇가지 측면에서 국내 게임시장의 중요한 변화를 불러온다.

첫째, 게임이 ‘특정 세대 산업’이 아닌 ‘보편적 콘텐츠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청소년과 대학생 정도의 전유물처럼 받아들여져 왔던 게임은 최근 수년간 소위 말하는 ‘국민게임’이 다수 등장하면서 거의 전 연령대를 포괄하는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변화했다. 소비·지출에 있어 부모에게 의존하는 세대의 문화에서 경제력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소비 주체들의 ‘보편적 소비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 작용의 대형화, 이슈의 첨예화가 가속되고 있는 점이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문제의 대부분은 청소년 문제와 동일하게 받아들여 졌다. 하지만 지금은 올초 터졌던 ‘주민등록번호 도용’ 사태가 그렇듯 전 사회적으로 메가톤급 여파를 몰고 온다. 사회적 접점이 넓어진 만큼, 게임이 사람들의 일상사와 더 많은 면에서 맞닿아 있는 것이다.

셋째, 산업 구성 주체들간의 이해 관계가 더욱 복잡화되고 있다.

그동안 게임을 둘러싼 이해 관계는 게입업체와 이용자(소비자)가 맞서는 형태로 단선화돼 왔다. 하지만 지금은 업체와 이용자 뿐 아니라, 정부-업체, 업체-업체, 시장(여론)-정부, 시장- 업체 등 여러 갈래로 얽혀져 복합적으로 형성돼 있다.

게임업계가 이런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바로 ‘사회성 제고’다.

사회성은 그간 게임 기업과는 ‘딴 세상의 가치’로 치부돼 오기까지 했다.

‘독창성’, ‘아이디어’, ‘기발함’, ‘특출함’ 등이 게임을 말해주는 대명사로 쓰여지면서, 게임 기업은 돈을 더 많이 벌려면 세상과는 오히려 동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듯 했다. 특히 일부 개발자들은 ‘선민의식’에 갇힌 채 ‘세상의 생각과 움직임을 지배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게임 같은’ 생각까지 갖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는 게임 이용자들의 연령과 그에 따른 다양한 생각, 가치 문화와 함께 가지 않으면 성공할 없는 상황은 이미 도래해 있다. 게임업계가 사회 구성원 및 가치관과 호흡을 같이 해야만 게임산업도 더욱 커지고, 그것을 즐기는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

설령, 게임이 시대를 앞서는 새로운 개념을 활용하더라도, 그 게임을 서비스하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얻는 기업의 발걸음은 이용자들과 함께 가야한다. 사회적인 악영향이 일어날 수 있는 것에 대한 예방시스템을 갖추는 스스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진 창조적 활기를 사회 그늘진 곳에 끊임없이 불어 넣어야한다. 사회에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돼야 한 성공이란 열매를 딸 수 있다.

◆`2006 게임업계 사회공헌활동 백서’ 들여다보니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2006 게임업계 사회공헌활동 백서’를 들춰보니, 140쪽 분량에 한가득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살뜰함이 담겨 있다.

23개 회원사들의 ‘따뜻한 노력’이 백서를 한가득 매우고 있다. 매출액의 1%를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는 것에서부터 병든이를 위한 헌혈까지, 게임이 사회에 주는 즐거움 보다 더 큰 사랑이 촘촘히 담겼다.

게임 기업들이 나서서 사회를 보듬는 일련의 활동과 노력은 게임산업이 커나갈 수 있는 자양분을 얻는 일과 같다.

이용자를 떠난 게임을 상상할 수 없듯이, 게임이 인기를 누리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사회란 울타리 안에서 가능한 일이다.

어려운 이웃에서 쌀과 연탄을 전달하고, 주변 가난한 이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아픈 이들에게 웃음과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일은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존재 이유가 생긴 게임업계가 ‘당연히 해야할 일’인 셈이다.

게임산업협회는 앞으로도 회원사는 물론, 협회 차원에서 다각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 함께 사회에 봉사하는 업계 문화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담은 백서가 떠벌리기 위한 일이 아니라, 더욱 활동을 늘려가겠다는 스스로의 채찍질이 돼야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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