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선점하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뭉칫돈을 쏟아가며 내수 잡기에 나섰다.
한동안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례적으로 국내 마케팅에 ‘뭉칫돈’을 쏟아 붇고 있는 것. 초특급 문화마케팅을 펼치는가 하면 고급 승용차를 내건 이례적인 경품이벤트도 기획중이다. 초특가 할인 패키지 상품도 줄줄이 내놓는다.
초고선명(풀HD) TV, 패션 가전 등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신 제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일종의 ‘바람몰이’다.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이 선택하면, 해외 시장 개척도 저절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국내 마케팅 대첩은 지난 주말 대규모 문화마케팅 격돌로 서전을 장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3000석 규모의 서울 세종문화회관를 통째로 빌려 뮤지컬 대작 ‘미스 사이공’ 공연에 ‘하우젠’ 고객 3000명을 초대했다. 그것도 국내 마케팅을 담당해온 국내영업사업부 대신 생활가전총괄이 3억∼4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이례적으로 투입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출시한 ‘앙드레 김 김치냉장고’ 등 패션가전을 띄우기 위한 일종의 ‘세레머니’인 셈이다.
LG전자는 이에 맞서 잠실야구장을 통째로 빌리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삼성’의 경기에 고객 2만6000명을 무료로 초대한 것. LG전자는 야구장 곳곳에 풀HD LCD TV, 아트가전 등 최근 발표한 신제품 시연행사를 벌이며 홍보전에 열을 올렸다.
두 회사의 마케팅 대격돌은 9월 한 달간 혼수, 할인 패키지, 사은품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표 참조>
LG전자 관계자는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을 추첨해 고급 승용차를 주는 경품 이벤트까지 벌일 계획”이라며 “9, 10월 혼수시즌 마케팅 예산이 예년보다 2∼3배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일제히 풀HD TV, 패션 가전 등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영업조직은 이미 전시상황에 돌입한 상태다.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관계자들은 수시로 구미 생산공장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신제품 출시 일정을 앞당겨 줄 것을 독려한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도 DM총괄, 생활가전총괄 등과 연일 판촉관련 회의를 벌일 정도다.
광고 전략에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파브’ 모델에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야구선수 이승엽을 선택했다. 모델료만도 무려 7억∼8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대항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인기 연예인, 스포츠 스타가 줄줄이 검토 대상에 오르고 심지어 동물을 모델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다.
본사 국내영업·마케팅 조직이 결전을 벼르면서 리빙프라자, 하이프라자 등 대리점 유통 자회사들의 맞대결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풀HD TV, 패션가전 등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의 경우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경쟁사 제품의 약점을 교육할 정도로 ‘이전투구’ 조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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