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게이트테크놀로지가 맥스터를 인수한 이 후 국내 시장을 겨냥해 뚜렷한 후속 조치가 없으면서 맥스터 유통 채널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합병이 발표된 지 8개월이 넘었지만 제품 판매에 대한 명확한 방침이 나오기 않고 있기 때문. 시게이트 본사 측은 일단 올해 말까지 맥스터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통망 정비, 맥스터 HDD취급 문제 등 자세한 내용은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3일 DCI· G5· CMS 등 기존 맥스터 총판 3곳은 맥스터 합병 이후 시게이트 측에서 제품 공급 일정, 총판 정비 정책과 같은 상세 정보를 얻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시게이트 국내 에이전시 오션테크놀로지로부터 9월 말까지 제품 판매가 가능하며 앞으로 발생하는 AS는 시게이트가 책임진다는 내용의 팩스 한 장을 받았을 뿐이다. 한 총판 관계자는 “합병 된지 1년이 다 돼 가도록 시게이트의 의지를 알지 못해 사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지사도 없어 공식 답변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게이트가 총판을 정비하면서 맥스터 HDD 유통권도 대원컴퓨터· 피씨디렉트· 이시스 등 시게이트 총판에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맥스터 총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맥스터· 퀀텀 인수 등 전례를 볼 때 시장 점유율이 큰 브랜드 총판에 모든 물량을 몰아줄 수도 있기 때문. 이럴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5% 정도에 불과한 맥스터 총판은 고스란히 사업권을 내 줘야 할 처지다.
대규모 총판은 타격이 별로 없지만 맥스터만 취급하는 소규모 업체엔 회사 존립을 위협받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분석이다.
DCI관계자는 “일본 등 맥스터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가는 맥스터와 시게이트 총판 2개 브랜드를 모두 취급하는 것으로 결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맥스터 HDD를 포기하면 어렵게 개척한 OEM 거래선도 대가 없이 넘겨줘야 해 일부 업체가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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