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이동통신 시장 뚜껑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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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3세대이동통신(WCDMA/HSDPA) 전국망 구축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이 시기에 맞춰 현재의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가 아닌 WCDMA/HSDPA와 유럽통화방식(GSM) 전용 싱글모드싱글밴드(SBSM)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국내 이동통신 환경이 3세대(G)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WCDMA/HSDPA 전국망 구축을 내년 상반기까지 조기 완료하고, SBSM 단말기를 출시해 3G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전국망 환경을 완벽하게 갖추기로 하고 당장 WCDMA 신규 투자를 연내 수천억원 단위까지 늘려 집행하기로 했다.

 당초 SK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전국 84개시 지역에 WCDMA/HSDPA 네트워크를 구축, 안정화한 뒤 시장추이를 지켜보며 전국망 구축시기를 저울질한다는 방침이었다. 당분간 WCDMA 시장수요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둘러 전국망 채비를 갖추게 되면 기존 2G 네트워크 운용과 신규 투자에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F보다 한발 앞서 전국망 구축 및 SBSM 단말기 출시를 단행, 이동통신 환경을 3G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시장선점에 나서겠다고 결정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의 태도가 달라진 데는 무엇보다 WCDMA/HSDPA 장비가격이 크게 내려간 것과 당장 노후된 기존 망의 유지보수 부담과 신규 시장 창출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께면 세계적으로 200달러대의 SBSM 단말기가 상용화될 예정이어서 초기 3G 시장 승부는 결국 단말기 조달 역량에 달려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CDMA IS-95 A,B에서 CDMA 1x, EVDO, WCDMA, 와이브로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네트워크 운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 차세대 서비스의 무게중심을 WCDMA로 확실히 옮기는 한편, SBSM 단말기를 서둘러 출시함으로써 초기에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면서 KTF도 적지 않은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WCDMA 시장에 대한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도 일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KTF는 지난해부터 WCDMA 시장에 전력투구하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 전국망 구축 및 SBSM 단말기 출시를 추진해 왔으나 내부적으로는 시장전망을 확신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공세에 자극받은 KTF가 WCDMA 시장 선점을 위한 전열을 다시 가다듬는 한편 내년 이후에는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의 본격적인 시장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도 WCDMA/HSDPA 및 GSM 전용 SBSM 제품군으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겨갈 전망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