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최초의 민·군 공용 위성인 무궁화 5호가 22일 12시 27분 하와이 남쪽 해상에서 미국 시론치 발사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지상 발사통제소는 발사 1시간 15분 후인 이날 오후 1시 42분에 첫 교신에 성공, 무궁화 5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확인했다. 이로써 세계 10위권의 주요 항공·우주산업국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통신용 무궁화 5호=무궁화 5호는 무엇보다도 한반도 중심의 서비스 한계를 탈피해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비스 지역은 지역 빔을 이용해 대만·일본·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일부를 포괄한다.
KT 측은 “최근 한창 활성화되고 있는 신 한류 콘텐츠를 인근 국가에 직접 송출하고,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에 전용회선과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위성 인프라를 갖췄다”며 “해외위성 시장에 당당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T는 그동안 위성 운용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고속데이터 통신과 영상서비스 등 융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해 명실상부한 국내 상용 위성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군용 무궁화 5호=무궁화 5호에는 군용 목적의 중계기도 탑재됐다. 그간 군은 KT 무궁화 위성을 빌려 사용해왔으나 이번 공동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처음으로 자체 위성을 확보하게 됐다. 제작에 참여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내년 말까지 무궁화 5호의 12개 군용 중계기를 이용해 반경 6000㎞ 범위의 군위성통신체계를 확립, 전략·전술 부대 간 지휘축선 보강, 주요 노드 간 전송로 보강, 전국 지휘통제를 위한 위성 전화망 등과 같은 지휘통제망·정보유통망 등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ADD는 이번 무궁화 5호를 위해 △군용 중계기 규격 설계 △통신망 관리·통제 및 제어장치 △첨단 통신 모듈 △고속도약 주파수 합성기술 △7종의 단말 장비 RF 및 안테나 장치 △3축 안정화 제어 기술 등을 자체 개발했다.
◇제원과 활동반경=무궁화 5호는 지구를 공전하면서 액체 원지점 엔진을 이용, 세 차례에 걸쳐 궤도 상승 후 9일 뒤에는 정지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35일 동안 위성중계기 성능시험을 실시하고, 48일 후에는 목표궤도인 지구정지궤도인 동경 113도에 안착해 향후 15년간 첨단 통신위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약 4개월 동안 정지궤도상에서 각종 통신시험을 수행하며 내년부터는 일본, 중국 동부 및 동남아 지역에 위성을 이용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용인에 있는 위성운용센터에서 관리를 맡는다.
무궁화 5호는 발사질량 4470㎏, 길이 38.1m(태양전지판을 펼칠 경우)의 대형 위성으로, 24기의 통신용 중계기가 탑재됐다. 설계수명은 15년으로 12년 수명의 3호기에 비해 3년 늘어났으며, 설계수명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희범(대전)·신혜선기자@전자신문, hbpark·shinhs@
◆인터뷰-남중수 KT 사장
남중수 KT 사장과 임원들은 22일 오후 12시부터 40분간 경기도 분당 사옥 11층 상황실에 모여 무궁화 5호 발사 생중계 방송을 시청했다.
-무궁화 위성 5호 발사 의미는.
▲5호 발사로 KT와 우리나라는 세계 위성산업국 10위권에 들게 됐다. 특히 서비스 지역이 국내로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류 문화 활성화에 맞춰 새로운 위성사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해상 발사로는 세계 23번째인데.
▲해상 발사가 육지 발사보다 비용 부담은 높지만 효과적이다. 정지궤도에 올라가는 위성은 적도 상공에 위치해야 한다. 적도에서 해양 발사를 함으로써 가장 단거리를 확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위성을 쏘게 됐다. 이는 연료 소요를 적게 한다는 의미로 위성 수명이 연장된다. 5호는 설계수명이 15년이지만 20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성 보유, 위성 발사가 갖는 의미는.
▲일본은 정지궤도에만 20∼30개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은 동일 내용을 여러 곳으로 동시 전송하는 수단으로서 최대 효과를 낸다. 베이징에 있는 교민들이 위성안테나를 이용해 스카이라이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예다. 무엇보다 위성은 궤도와 주파수(KU밴드)에 대한 점유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주자원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