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컴퓨터 프로그램과 특허

　컴퓨터 프로그램은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컴퓨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중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호받을 수 없다. 특허법상 컴퓨터 프로그램은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저작권법과 특허법은 △권리 범위 △권리 발생 △차단 효과 등에서 차이가 난다. 특허는 출원해 등록해야 권리가 인정되지만 저작권은 등록 행위가 없어도 된다. 또 권리 범위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특허로 보호하는 데 비해 유럽은 아직 논의중이다. 일본은 지난 2002년 특허법을 개정해 컴퓨터 프로그램에 특허를 주고 있다. 미국도 지난 72년 일어난 최초의 컴퓨터 관련 발명 사건인 ‘벤슨(Benson)’ 이후 점차 컴퓨터 프로그램을 특허로 인정, 현재는 컴퓨터 프로그램 제품에 특허를 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일본과 달리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유럽은 아직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지난 몇 년간 이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특히 오픈소스 진영과 중소 IT기업들이 특허 남발에 따른 피해를 우려,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특허청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소프트웨어나 수많은 라인(코드)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어느 한 사람의 창안물을 기초로 해 거기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쌓는 작업인데 만일 어느 한 사람이 특정 컴퓨터 프로그램을 특허로 등록, 20년간 권리를 행사한다면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더구나 복제품이 많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돌이켜볼 때 자칫 글로벌 거대 기업의 이익만 더 해 줄 수도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특허화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컴퓨터산업부·방은주차장@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