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3분기를 기다리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예상대로 좋지 않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14조110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1조4200억원, LG전자는 5조7962억원의 매출과 1905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만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영업이익률은 LG전자가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삼성전자는 무려 12% 감소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이 같은 성적표는 우리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금 우리 기업은 원화절상과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하락,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애초 예상보다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여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각각 1000억원, 300억원 정도 많아졌다며 선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반등을 자신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제 바닥까지 내려갔으니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2분기 이후 내수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대대적인 노력에 따른 생산원가 절감으로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그동안 국내 기업매출의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은 LG전자가 전 분기보다 3%, 삼성전자가 0.1%가량 줄어든 반면에 내수시장에서는 LG전자가 9%, 삼성전자가 6%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내수시장의 회복은 평판TV를 비롯한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교체 수요가 일기 시작한 데 힘입은 바 크다. 이미 환율에 대한 내성이 생겨 수출에서도 점진적인 성장이 점쳐지는데다 내수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된다면 3분기부터는 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이 거의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분기에도 뚜렷하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경영의 제일 목표를 수익성 확보에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환율문제도 있지만 가격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팔아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낮은 영업이익률도 패널 및 휴대폰,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LCD·통신·반도체 등 핵심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이 반등할지 아니면 계속 떨어질 것인지도 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3분기는 상반기의 시행착오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환율이나 가격하락을 만회할 수 있도록 생산 및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방어적인 마케팅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대대적인 마케팅도 절실하다. 보르도나 초콜릿폰과 같은 스타상품의 개발은 매출 확대는 물론이고 이익률 증가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1위 브랜드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저절로 바닥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이를 극복하려는 피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 ‘선방’에만 안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양승욱 디지털산업부장=부국장@전자신문, sw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