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학연구원(KRICT·원장 이재도)이 향후 10∼20년 후를 내다본 ‘글로벌 신약’ 개발에 기관의 사활을 걸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화공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화학연은 최근 연구 핵심역량을 ‘신약개발’에 모으기로 하고 전략 연구를 통해 글로벌 신약후보물질 도출이 가능한 15대 전략 기술을 선정했다. 또 이를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 산·학·연 유기적인 공조 체제도 구축했다. 이 체제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이 중심 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화학연이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꼽은 핵심 기술은 △고효율약효검색 △가상탐색 △화학유전체 △화합물 라이브러리 관리 △조합화학 및 고효율 합성 △분자설계 △생물화학정보 △의약화학 △단백질 결정 △약리효능검색 △질환모델 동물 △약물전달시스템 △약동력학 △안전성약리평가 △의약합성 및 제법개선 등 15개 기술이다.
화학연은 향후 대학·기업·출연연 등과 공동으로 전임상 전단계인 유효물질, 선도물질, 후보물질 등을 도출한 뒤 국내 제약사와 전임상, 임상 1∼2단계 과정을 거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신약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임상 최종수준인 3단계까지는 연구기간이 5∼10년정도 걸리고 신약 개발 과정 전체를 맡아 연구를 진행할 경우 대략 신약 1건당 3000억 원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 2단계 초기까지는 국내 제약사가 연구를 수행한 뒤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할 방침이다.
임상 2단계 초기까지 연구한 뒤 기술이전 할 경우 통상 매출액의 30%까지 다국적기업에 로열티 요구가 가능하다.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화학연 김성수 생명화학연구단장은 “정부차원의 글로벌 신약 개발 밑그림은 그려졌지만 실무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해나갈 조직 구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이제 출발선에 서 있는 만큼 참여기관간 공조체제를 견실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