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원가 다이어트 방법도 각양각색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업체들이 체질에 맞는 원가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나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팹리스 업체들이 미세 공정 적용과 대량 구매, 파운드리 업체들과의 협력, 자체 공정 확보 등 다양한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완성품 업체들은 연말이면 10% 정도에서 많게는 30%까지 공급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하반기 원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느냐가 내년 사업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미세 공정 도입과 사업 확대=미세 공정을 도입하면 웨이퍼당 제품을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0.25㎛ 공정으로 장당 800개를 생산할 수 있었다면 0.18㎛ 공정으로는 1300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즉 60%가량 생산량이 증가한다. 이를 통해 원가를 20% 이상 낮출 수 있다.

 모든 팹리스 업체가 미세 공정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코아로직·엠텍비젼 등은 90㎚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중이며, 0.25㎛ 공정을 주로 사용해온 티엘아이는 0.18㎛ 공정을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사업 확대도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다. 웨이퍼 구매량을 늘림으로써 원가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달수 티엘아이 사장은 “원재료 구매량을 2.5배 증가시키면 웨이퍼·패키지·테스트 비용 등 제조 원가는 10% 정도 하락한다”며 “타이밍 컨트롤러 전문에서 LCD 구동 칩 사업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미세 공정을 도입해 오는 2008년 말께 지금의 50% 수준까지 원가율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웨이퍼를 저렴하게 사오는 것도 원가 절감 방식의 일환이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팹리스 업체와 협력해 공정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원가 절감 방식을 도입한 업체로는 엑셀반도체와 코아리버가 대표적이다.

 노어플래시 전문 팹리스인 엑셀반도체는 국내와 말레이시아의 파운드리 업체에 각각 노어플래시 공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협력, 이들 파운드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할 때 웨이퍼 할인 혜택을 받는다. 엑셀반도체는 중국 등 다양한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아리버도 원가 절감을 위해 KEC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송복남 엑셀반도체 부사장은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해 웨이퍼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엑셀만의 테스트 기술을 개발해 테스트 비용도 낮췄다”고 설명했다.

 ◇자체 공정 도입=팹리스 업체는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고 설계만을 전문으로 한다. 그러나 원가 절감을 위해 자체 테스트 능력을 갖추는 등 일부 라인을 확보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어보브반도체는 오창 반도체센터 내에 자체 프로브테스트 라인을 확보했으며, 사업 확대와 함께 라인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원 어보브반도체 사장은 “중소 팹리스의 강점은 바로 원가경쟁력”이라며 “팹리스는 생산 라인을 갖고 있지 않지만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면 모든 공정을 외주를 통해 해결하기보다 어느 정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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