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외국 업체가 석권해온 디지털방송의 핵심 솔루션인 수신제한시스템(CAS) 시장에 SK텔레콤을 비롯, 캐스톱·코어트러스트 등 국내업체들이 잇따라 개발에 나서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휴대이동방송(일명 모바일TV)용 CAS인 MCAS 개발을 마무리짓고 이미 칩제조업체인 매커스(대표 김태완)와 ‘CAS칩’개발까지 진행 중이다.
CAS 전문 개발업체인 캐스톤(대표 신익룡)은 지난해 디지털케이블방송용 CAS 개발에 성공, 중국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코어트러스트(대표 우제학) 역시 연초 중국 베이징 지상파DMB사업자 베이징웨룽과 CAS 계약을 맺고 중국 지상파DMB용 CAS시장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 하반기 국내 시장 1군데, 중국 시장 2군데에서 국산 CAS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왜 CAS 인가=CAS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기로 악명높다. CAS는 디지털방송을 시청하겠다고 돈을 지불한 고객만 신호를 풀 수 있게 사전에 방송신호를 암호화하는 솔루션이다. 즉, CAS가 해킹되면 해당 CAS를 사용하는 디지털방송사업자는 ‘방송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된다. NDS·나그라비젼·이르데토액세스·코냑스 등 몇몇 외국 업체가 과점하는 구조다.
디지털방송사업자는 그러나 특정 CAS의 예속을 우려한다. 최근 이른바 ‘사이멀크래프트(복수 CAS 선택)’ 움직임이 강해지는 형국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런 틈새를 노려 속속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황=SK텔레콤·캐스톤·코어트러스트 등 3사는 CAS 시장에 한 발 담그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위성DMB 사업자인 티유미디어가 자회사로, 사실상 ‘개발성공=시장진입’인 상황이다. 티유미디어의 CAS업체인 이르데토와 협상 중으로, 티유미디어가 향후 CAS사이멀크래프트를 구현하면 2번째 CAS업체가 되는 셈이다.
캐스톤과 코어트러스트는 중국 시장을 먼저 노린다. 국내는 위성방송과 디지털케이블방송 모두 외국업체가 선점했기 때문이다. 캐스톤은 중국 합작파트너인 차이나콤텔레비디오를 통해 천진·호북·안휘 등의 3개 성 케이블TV사업자(SO)를 집중 공략, 이르면 올 하반기 첫 캐스톱 CAS 탑재 셋톱박스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코어트러스트는 판매권을 중국 업체에 일임하고 중국 지상파DMB용 CAS 시장 선점에 적극적이다.
◇전망=SK텔레콤은 국내 상용화를 성공시킨후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또 같은 휴대이동방송인 지상파DMB용 활용 방안도 모색 중으로 전해졌다. 캐스톤은 중국 경험을 내세워 국내 진입을 노리고 있다. 외산 CAS 예속화 우려에 바탕해 사업자가 사이멀크래프트를 채택할 경우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코어트러스트는 최근 온타임텍과 CAS 분야 제휴를 체결했다. 온타임텍으로부터 CAS 솔루션을 하드웨어인 칩으로 구현해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CAS 시장 안착까지는 해킹 공격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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