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IT마인드 출발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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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4기 서울시정의 정보화 시책이 출발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1급 상당으로 편제돼 있는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직이 3급으로 격하됐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특별시 제1인사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공개된 ‘정보화기획단장 공개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임용 가능 직급이 ‘지방 부이사관’으로 적시돼 있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권한 줄여야”=이에 대해 서울시 인사기획팀 관계자는 “정보화 마인드를 갖춘 시 내부직원들도 널리 응모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일 뿐”이라며 “개방형 직위인만큼 협의에 따라 1급에 준하는 대우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응시자격 요건에 공무원은 ‘3급’, 민간인은 ‘부장급’으로 나와 있어 사실상 정보화기획단의 위상 약화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고위 관계자도 “지난 한 달간 업무보고를 받아본 결과 현 정보화기획단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해 각종 정보화 사업 수행 시 타 부서와 갈등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보화기획단의 수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유망 인사, 응모 기피=이에 따라 이번 정보화기획단장 공모에 응시 의사를 피력해온 S대학원 교수는 “(단장 직급이) 두 단계나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어플라이(응모) 의사를 접었다”며 “사상 최초의 40대 민선 시장에게 복마전 서울시정의 IT 혁신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직급 조정에 앞서 이번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 인선에는 이 밖에도 S대 L교수, K대 A교수, IT서비스업체 전·현직 임원 등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현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 따라서 오는 7일 원서 접수 마감이 돼 봐야 후보군 윤곽이 잡힐 것으로 분석된다.

 ◇신임 시장, IT 마인드 부족=이번 민선 4기의 정보화 마인드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후보 시절 내놓은 ‘희망 서울 프로젝트 12대 추진과제’와 ‘참공약 실천 보고서’ 어디에도 정보화 관련 사항은 없다. 특히 오 시장이 환경·문화 등 기존 관심 분야에 지나치게 천착, 인수위 등 주변에 정보화·IT 관련 브레인이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다.

 정보화기획단 관계자는 “정보화 업무 보고가 인수위의 어느 분과 소속인지도 처음에는 불분명했다”며 “제타룡 인수위원장은 전임 단장의 임기를 오는 9월 말까지로 잘못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성균관대 전자정부연구소장(행정학 교수)은 “서울시는 세계 제1위의 전자정부 도시로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곳”이라며 “신임 시장이 시대의 조류를 역행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특히 김 소장은 “정보화 업무의 특성상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타 부처 반발은 필연적이다. 그럴수록 CEO(시장)는 CIO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환경과 문화 분야 역시 첨단 IT 정보화의 지원없이는 발전이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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