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 전화 119개국이 `유럽방식`으로 바꾼다

 유럽과 구 소련,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유럽 방식으로 전환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유럽과 구 소련,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101개국 대표는 유럽 방식을 표준으로 오는 2015년까지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을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정을 지난 16일(현지시각) 체결했다.

 ITU 지역 무선통신 회의(RRC-06)에서 마련한 협정은 디지털 방송 전환 기간을 15년으로 하되, 일부 국가에는 5년의 추가 유예기간을 허용하고 있다.

 협정에는 모두 119개국·지역이 참여하며 이스라엘과 이란도 포함돼 있다. 디지털 방송은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이미 도입됐으나 아날로그 방송의 폐지 시한을 정한 다자 간 협정이 체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U 측은 이번 협정으로 전 세계의 방송 디지털화를 확대, 인터넷과 통신·방송의 융합을 가속화할 기반이 완성된 셈이라며 디지털TV와 새로운 서비스 기기의 구입에 따른 폭발적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ITU는 협정에 참여한 119개국의 시청자는 앞으로 7만500개의 디지털 방송국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61년 유럽이 아날로그 시스템에 합의한 이후 운영되고 있는 방송국은 5000개 정도다.

 그러나 전 세계의 약 60%에 육박하는 거대 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방식 대신 유럽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관련업계는 명암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업계는 유럽과는 다른 디지털 방송 표준을 마련하고 기술 개발과 보급에 진력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2011년까지 독자적 방식으로 디지털 방송 이행을 추진해온 일본이 괴로운 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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