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회사지만 해외 곳곳의 인프라와 개발인력을 활용해, 3년 후에는 매출 1000억원의 회사로 성장할 것입니다.”
2월 어보브반도체를 설립한 최원(44·사진) 사장의 행보가 발 빠르다. 어느 새 고객 지원을 위해 홍콩 법인도 설립했으며, 항저우와 선전에도 사무소를 세웠다. 설립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술 개발부터 고객지원, 원가구조개선까지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어보브반도체는 매그나칩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부문 사업부 매각을 통해 독립한 회사로, 설립 당시 원가 구조 개선이 최고의 과제였다. 매그나칩 내에서는 고정비 증가로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실적저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 프로브테스트 장비를 갖춘 것은 원가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 중 하나였다.
어보브반도체는 한 달에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800만개 가량 생산하면서 벌써 흑자 구조를 갖췄다. 올해에는 300억원에 10% 가량의 흑자를 내는 것이 어보브반도체의 목표이지만, 연간 50% 이상 성장률로 3년 후에는 매출 1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최 사장은 “MCU 시장은 연간 17조 가량의 큰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와 기술력만 갖춘다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외 곳곳의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최 사장이 생각한 원가구조 개선의 방책 중 하나다.
어보브반도체는 올 하반기 인도에 소프트웨어 관련 디자인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도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영비도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패키지 등 후공정 일부를 중국 업체에 아웃소싱할 계획이다. 중국 수출이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어보브반도체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공정비와 물류비를 동시에 절약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어보브반도체는 철저하게 MCU 부문에만 정조준해 설립한 회사”라며 “휴대폰이나 LCD에 들어가는 제품은 고객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바뀔 수 있지만, 사용범위가 무궁무진한 MCU 사업은 꾸준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전문업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