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찾아 출항한 남중수號 1년…승부는 2007년

 남중수 사장이 우리나라 최대 통신그룹인 ‘KT호’의 지휘봉을 잡은 지 오는 18일로 1년을 맞는다. 물론 정식 취임은 이로부터 두달 후인 8월이지만 남 사장은 실질적으로 이때부터 KT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

 ‘민영화 2기의 수장’으로서 남중수 사장은 내정 당시부터 준비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그는 취임 초기, 과징금 문제 등 KT가 직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낸 일 등은 나름대로 내부에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공기업 시절의 ‘거품’을 걷어내고 몸집을 줄이자며 경영화두로 내건 ‘원더경영’에는 아직 평가가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민영화 2기, 화합과 거품 제거가 출발선 = 남 사장 체제 1년, 남 사장은 우선 화합을 선택했다. 주목받았던 조직개편 및 인사는 사업부문장의 책임을 강화하면서 기존 임원과 함께 가는 체제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올 하반기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공룡 KT의 몸집 줄이기가 그 다음 과제였다. 창사 이래 전년도 대비 매출 목표가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민영화 2기의 상황과 시장여건에 대한 그의 결단을 놓고 안팎에서는 ‘전략적’이라고 평가한다. 임기 2년 6개여월 가운데 사실상 1년 이상을 도약을 위한 기초 공사를 선택했다는 점에는 오히려 승부사 기질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 5월, 대부분의 영업을 책임지는 마케팅 부문의 월 매출 목표가 처음 달성됐다. 마케팅 비용은 물론이고 불요불급한 경비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기록한 첫 매출목표 달성를 두고 주변에서는 남 사장 체제가 본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본 게임은 내년부터 = 남중수 사장 체제 1년에 대한 외부 시각은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라는, 어찌 보면 다소 시니컬한 이미지로 압축된다. 내부에서조차 “모든 게 내년으로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컨대 본격적인 와이브로 상용화나 IPTV 서비스도 내년을 기약한 상황이다. 싸이더스 인수를 비롯한 콘텐츠 전략이 사업으로 구체화되는 시기도 그렇다. 이는 남중수 사장의 구상이 임기 후반인 내년에야 비로소 나타난다는 의미기도 하다.

◇원더 경영의 한계와 가능성 =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는 남중수 사장의 지난 1년에 대해 “너무 큰 그림만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견해도 나온다. 민영기업으로서 KT의 체질 변화를 위해서는 ‘원더 경영’ 같은 추상적 화두보다는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T를 가로막는 여러 시장 상황에 너무 수세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정책 변화 의지를 밝힌 마당에 좀더 적극적으로 KT가 처한 현실을 알리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KTF나 KTH 등 자회사들과 ‘그룹KT’로서 갖춰야 할 사업 공조나 일관성이 아직은 밋밋하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룹 공조 움직임 자체가 남중수 사장 체제에 들어와서 본격 시도됐다는 점에서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따지고 보면 여전히 ‘공적 의무’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KT의 변신 노력을 다른 공기업의 민영화 사례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민영기업으로서 체질 변화는 당연하지만, KT를 둘러싼 정책이 여전히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동정은 이제 민영기업 KT에나 우리나라 통신산업 전체에 별 도움이 안된다. 이런 과제를 임기 2년차를 맞는 남중수 사장이 어떻게 극복해갈지 관심이 쏠린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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