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후발사업자라는 유대감 속에서 각종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왔던 KTF와 LG텔레콤이 서로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KTF는 그동안 LG텔레콤의 취약한 망 커버리지 보완을 위해 로밍 등에서 제휴를 맺어왔고, LG텔레콤 역시 선발인 SK텔레콤에 대한 규제이슈를 놓고 KTF와 ‘끈끈한’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새 보조금제도 시행 후 LG텔레콤이 가입자 확대를 겨냥해 선보인 ‘기분존’ 서비스가 KTF를 자극한 데 이어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로밍에도 각자 손익계산이 달라 양사 관계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SK텔레콤에 맞서 지난 10여년간 공조체제를 유지해온 두 회사가 최근 LG텔레콤의 급성장과 이동통신 시장의 세대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갈등이 점점 증폭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틈새를 보인 것은 LG텔레콤 쪽이다. LG텔레콤은 지난 4월 ‘기분존’을 출시, 모회사인 KT의 눈치만 봐야 하는 KTF를 자극했다. SK텔레콤만 해도 ‘기분존’에 맞서 대응상품을 내놓겠다며 으름장 정도는 놓을 수 있었지만, KTF는 불쾌한 감정만 지닌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로밍 주장을 놓고도 KTF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KTF는 조기에 2㎓ 대역 WCDMA로 시장을 전환, SK텔레콤에 비해 열세였던 시장지위를 뒤집겠다는 욕심이다. 이런 마당에 여전히 주파수 열위 때문에 통화품질에 문제가 있는 LG텔레콤의 800㎒ 로밍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셈이다.
KTF 측은 “앞으로 1위 사업자로 도약하려는 상황에서 통화품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면서 “올 들어 LG텔레콤 행보를 보면 (양사의 관계는) 극단적으로 치닫는 느낌”이라고 실토했다. KTF 측에서는 특히 늦은 감이 있지만, 현안인 보조금법 개정에서 제 목소리를 못 냈던 것을 두고 볼멘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KTF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새 보조금제도를 놓고 LG텔레콤의 손을 들어줬지만 지금 와서 보면 득보다 실이 크다”면서 “LG텔레콤은 오로지 자사 가입자 확대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양새”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LG텔레콤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KTF가 WCDMA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면서 SK텔레콤을 견제하는 데 힘을 실어주지 않는데다, 현재 아픈 부분인 동기식 IMT2000 서비스에서도 원칙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비록 그동안 많은 현안에서 공조를 취해왔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해관계가 동일할 수는 없다”면서 “어차피 사안에 따라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관계로 다소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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