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디지털영화 보러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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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화 상영을 하고 있는 CGV용산 영사실 직원들이 디지털영사기, 저장장치 등 디지털영사시스템을 작동하고 있다. 장비를 다루는 데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매번 신중하게 작업하고 있다.

 선명한 색감과 분명한 포커스. 흔들림없는 화면과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디지털 영상의 정교함이 주는 즐거움이다. 이를 극장에 있는 대형스크린으로 감상한다면 그 감동은 DVD타이틀이나 고화질(HD) TV 프로그램이 주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극장이 디지털 환경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비디오(VHS) 대신 DVD가 안방을 점령하듯 극장에서도 35㎜나 70㎜ 필름이 사라지고 하드디스크를 포함한 서버 장치와 디지털영사기가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영화 상영이 극장 환경과 영화산업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지 살펴 보기 위해 서울 용산에 있는 CGV용산 영사실을 찾았다.

25일 아침 CGV용산에서는 이날 개봉한 영화 ‘짝패’와 화제작 ‘다빈치코드’가 나란히 상영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짝패는 디지털 파일로 저장된 영상이었고 다빈치코드는 35㎜필름으로 상영되고 있었다.

“보면 알겠지만 확실히 다릅니다. 다빈치코드의 경우 색감이 뚜렷하지 않고 카메라가 움직일 때마다 포커스가 흔들리지만 짝패는 다릅니다. 물론 일반화질(SD)로 제작된 영상을 디지털로 컨버팅했기 때문에 고화질(HD) 영상은 아니지만 포커스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고 색감이 확실히 뚜렷합니다.”

영사실에서 만난 김세득 CGV용산 영사실장은 영사실에서 보이는 두 영화의 화면을 동시에 보여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의 말대로였다. 짝패는 액션 장면이 많은 만큼 카메라가 이리저리 돌아가기 때문에 관객의 눈이 어지럽기 십상이지만 디지털로 상영되는 짝패는 포커스를 정확히 유지했다.

반면 다빈치코드의 경우 짝패를 잠깐 보고 난 후라 그런지 색감이 떨어졌다. 디지털로 상영되는 짝패가 PC의 LCD모니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라면 다빈치코드는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유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하드디스크 방식의 저장장치가 주는 혜택도 영사실에서는 무시할 수 없었다. 기존 필름의 경우 습도, 온도, 먼지, 스크래치 등에 의해 상영을 하면 할수록 닳고 손상되지만 디지털 파일로 저장된 영상은 그럴 염려가 없다. 영상의 퀄리티가 떨어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영화제작비 절감과 산업폐기물도 획기적으로 줄여 준다. 실제로 CGV용산 영사실의 설명에 따르면 90분용 영화 필름 하나당 제작비가 평균 200만원이며 폐기처분하는 데는 제작비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영사실의 고충은 다른 데 있다. 현재 디지털 파일 형태로 들어오는 영화는 대략 30∼40% 정도. 한 쪽에서는 필름을 돌려야 하고 또다른 쪽에서는 디지털 영사기를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대부분 극장 영사실은 현재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일부 작업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영사실 작업이 편해졌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산입니다. 필름을 돌리는 물리적 작업과 디지털 영사기를 매번 테스트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일은 두배로 많아졌습니다.” CGV용산 영사실장의 토로다.

취재가 끝날 즈음 부산 서면CGV에서 전화가 왔다. 디지털 영사시스템이 전날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이 날 아침 화면이 깨지는 에러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경우 재부팅을 하거나 파일을 다시 포맷하는 수밖에 없다’는 현장 직원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순간 은행, 공공기관 등에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발생한 개인정보침해나 전산시스템 에러 등 각종 부작용이 떠올랐다. 보는 사람 즐겁게 하고 일하는 사람 편하게 하며 영화 제작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디지털영화 상영의 그늘진 이면을 새삼 깨달으며 영사실을 뒤로 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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