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방융합,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제5부:컨버전스시대의 주역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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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LG그룹

 LG그룹은 모바일 컨버전스 시대를 이끌 막강한 계열사 진용을 갖추고 있다.

세계 4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LG전자를 비롯, LG텔레콤과 데이콤(이상 기간망 임대사업자), 파워콤(초고속인터넷사업자) 등 통신 3사를 거느리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KT와 SK텔레콤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LG그룹 통신 계열사의 성적은 휴대폰을 제외하고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가전 이미지가 강한 탓인지 정보통신 사업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3콤(LG텔레콤·데이콤·파워콤)에는 ‘후발업체, 만년 3위’ 등의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그러나 LG그룹은 올 들어 유무선 통합전략으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에 모바일 컨버전스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3콤이 살아나는 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LG텔레콤은 1분기 순증가입자가 13만5000명에 달했다. 가입자 가정에서 시내 유선전화 요금으로 무선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분존’ 서비스 역시 화제다. 지난 2002년 한전 자회사였던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 역시 KT에 버금가는 기간 통신망을 보유한 파워콤 인수 시너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파워콤은 광 통신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을 출시, 7개월 만에 5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했다.

◇LG전자, 노키아를 넘는다=LG전자는 세계가 인정한 디지털TV 기술을 비롯, 북미통화방식의 2세대이동통신(CDMA) 및 3세대 이동통신(WCDMA) 휴대폰 기술을 결합,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세계 통신과 방송의 컨버전스 시장을 주도할 휴대이동방송에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DMB용 시스템온칩(SoC)을 비롯, 모바일 XD엔진·타임머신 기능 등 특허를 확보해 놓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해 가장 좋은 수신 성능과 화질, 끊김 없는 방송시청이 가능한 최고의 모바일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뿐 아니라 디지털TV 등 토털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휴대폰이 홈 네트워킹 허브가 돼 언제 어디서나 생활기기를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3콤, 시너지 효과 극대화=LG의 통신 계열사는 가입자 기반확대 계획이 어느 정도 달성되면 본격적인 결합상품을 선보인다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데이콤의 유선전화,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파워콤이 거느리고 있는 일부 종합유선사업자(SO)의 방송 서비스를 결합한 트리플레이서비스(TPS)가 바로 전략 상품이다.

LG텔레콤은 ‘뱅크온’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객을 집중 유치해 수익성 개선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또 ‘기분존’을 올해의 전략상품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LG텔레콤측은 “가입자당매출(ARPU)은 낮아질 수 있지만 통화량 증가, 가입자 확보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생활혁신형 서비스를 2, 3차에 걸쳐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올해 가입자 목표 690만명 확보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데이콤과 파워콤은 합병보다는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데이콤은 데이콤MI(옛 천리안)를 유무선 통합형 콘텐츠 회사로 특화해 TPS 제공을 준비중이다. 파워콤은 내년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200만명을 확보하고 인터넷전화(VoIP) 및 IPTV 등 TPS를 본격적으로 제공해 회사 전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LG전자 컨버전스 전략

 LG전자는 올 이동통신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3.5세대 이동통신(HSDPA)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사용자들이 기존 3세대(G) 서비스와 차별화된 HSDPA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단말기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자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영상통화의 구현과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개발, 일상생활에 혁명을 이룩함으로써 ‘기술의 LG’ 이미지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현재 3.6Mbps급 및 7.2Mbps급 고속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물론이고 이를 구현할 단말기 형태에 대해 고민중이다.

 한 관계자는 “미래 휴대폰은 고객이 원하는 많은 기능을 내장한 통합 단말기로 진화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시장에서 유행하는 기능이 결합된 여러 형태의 단말기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DPA뿐 아니라 휴대이동방송 분야도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의 휴대이동방송 사업이 노키아·모토로라 등 휴대폰 전문기업에 비해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DMB·DVB-H·미디어플로 등 다양한 휴대이동방송 규격을 지원하는 휴대폰 디자인 및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반영한 라인업을 준비중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기존 통념을 깬 컨셉트의 초콜릿폰을 출시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초콜릿폰은 국내에서 45만여대가 판매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 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네트워크 컨버전스 역시 LG전자가 추구하는 컨버전스 전략에 포함돼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기존 유선 네트워크, 와이브로를 포함한 무선랜, 초광대역(UWB)서비스, 전자태그(RFID) 등 다양한 개인네트워크(PAN) 기술의 통합 적용을 통해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는 단말기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고-1인 1TV 시대 주도하는 LG

: LG전자연구소 이주식 차장 jooshik_lee@lge.com

 휴대폰 시장에서 모바일 컨버전스는 이제 매우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DMB, 유럽연합(노키아)의 DVB-H, 북미(퀄컴)의 미디어플로 등 휴대이동방송이 모바일 컨버전스 시대를 대표할 신규 서비스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이동방송은 휴대폰과 결합하면서 단말기 제조사 또는 서비스 사업자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손 안의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고화질 방송을 즐길 수 있는 ‘1인 1TV’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휴대이동방송은 통신과 방송이라는 두 가지 플랫폼을 기존 휴대폰 공간에 합치는 것이다. 휴대폰에 들어가 있는 수많은 기술 요소는 물론이고 방송 수신을 위해 RF 튜너모듈과 OFDM 방송신호 복조 부품이 필요하다.

 또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과 새로운 코딩 방법, IP 데이터패킷과 MPEG 전송 스트림으로 전달되는 비디오 신호 처리를 고속 프로세서에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함과 동시에 최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IT 홍보의 장이자 전 세계인의 스포츠 이벤트인 독일 월드컵이 이제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휴대이동방송 분야는 이미 본선과 결승전을 치른 상태로 LG전자가 대한민국의 우승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는 DVB-H와 지상파DMB(T-DMB)의 두 가지 방식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폰을 공급, 세계 IT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DVB-H폰(모델명 LG-U900)은 노키아 등 메이저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 사업자 허치슨에 첫 상용폰으로 공급중이다. T-DMB(모델명 LG V9000)도 독일 사업자의 요구 조건인 밴드3와 L밴드 주파수를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으로 승인받아 공급될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LG전자가 이번 독일 월드컵을 통해 모바일 방송이라는 통신과 방송의 컨버전스 분야에서 우리나라 IT 산업의 경쟁력 우위를 세계인의 눈에 각인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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